스프링캠프 단골 평가가 있다. "백업층이 탄탄해졌다"는 말. 그러나 정규시즌이 개막하면 그 차이가 드러난다. 10구단 모두 이 시기는 희망차다.
그러나 NC는 이러한 내부 평가가 수긍이 된다.
개막 초반부터 간판타자 나성범이 십자인대 부상으로 이탈했다. 이후에도 차례로 주전급 선수가 부상으로 이탈했다. 외인 타자 크리스티안 베탄코트마저 부진하며 짐을 쌓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새 얼굴이 유독 많이 등장했고 1군 무대에서 출전 기회를 늘려갔다.
내야진에는 신인왕 후보로도 여겨진 김태진이 있었다. 김찬형도 2018시즌보다 공격력이 나아졌다. 이원재와 강진성도 출전 기회가 늘었다. FA(프리에이전트) 김태군이 잔류하면서 안방 전력도 뎁스가 탄탄해졌다. 미래 주전 김형준, 정범모도 있다.
투수진도 마찬가지.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서 잠재력을 드러낸 좌완 김영규, 5강 경쟁이 치열한 시점에 활약한 스윙맨 박진우가 대표적이다. 불펜투수 배재환은 성장했고, 한때 미래 에이스로 평가된 장현식도 불펜에서 경험을 쌓았다.
검증된 가세 전력도 있다. 전 클로저 임창민이 부상을 털고, 문제없이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외야 보강을 위해 트레이드로 영입된 뒤 공격 선봉장 역할을 맡아준 이명기도 있다. 나성범도 개막 엔트리 합류는 노린다. 부상 병동 속에서 자생력을 키운 NC가 정상적인 전력을 가동하자, 우승 적기라는 시선도 나왔다.
사령탑 이동욱 감독은 높아진 기대치에 담담한 모습이다. 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투손 레이드 파크에서 만난 이 감독은 "다른 팀과의 경쟁이 아니라, 우리 팀의 야구를 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부임 첫 시즌을 앞둔 지난해 이맘때보다는 안도한다. "선수가 없어서 하는 고민보다는 많아서 하는 고민이 낫긴 났다"며 말이다. 주전 윤곽이 드러난 포지션은 많지만, 예비 자원의 전력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 특히 지난 시즌 내내 우려했던 외야는, 나성범을 시즌 초반에 지명타자로 내세울 수 있을 정도로 주전 후보가 많다. 내야도 주전으로 뛰어도 부족하지 않은 김태진이 2, 3루를 지원하는 상황이다.
이호준 타격 코치도 같은 생각이다. 지난해 이맘때보다는 힘이 생겼다고 본다. 이 코치는 "선수 한 명이 부상으로 빠진다고 불안하거나 급격하게 흔들리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이미 시즌을 치를 수 있는 몸 상태로 끌려 올렸거나, 성장이 기대되는 몇몇 선수를 언급하기도 했다. 만족하는 눈치였다.
지난해 애리조나 캠프는 최하위 팀으로 시작했다. 이제는 더 높은 위치를 노리는 5강 팀이다. 재도약을 견인한 선수들은 자신감도 높아졌다. 업그레이드된 뎁스는 NC의 자신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