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그룹의 작년 실적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저금리·대출 규제 등 불리한 환경에서도 이자이익으로 예상 밖 호실적을 거뒀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총 11조27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2028년 10조5200억원보다 4.8% 증가한 것이다.
1위 신한금융은 3조4035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으며, 2위인 KB금융은 3조3118억원을 기록했다. 둘 다 사상 최대 실적을 갱신했다.
하나금융의 순이익은 2조4084억원으로 지주 체제 전환 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우리금융은 1조9041억원으로 지주 체제 전환에 따른 회계상의 순이익 감소분(1344억원)을 더하면 우리은행 시절을 포함해 경상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이들 금융지주사의 역대급 실적은 예상 밖이다. 작년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으로 어려운 경제여건에 부동산 규제, 기준금리 인하,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경쟁 심화 등 악조건으로 부진이 예상됐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호실적을 거둔 데에는 이자이익 덕이 크다. 금융그룹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63∼85%에 이른다.
신한금융의 이자이익은 7조9827억원으로 전년보다 4.8% 늘었고, KB금융은 3.3% 증가한 9조1968억원이었다. 하나금융은 5조7737억원으로 2.4% 증가, 우리금융은 5조8937억원으로 4.3% 늘었다.
금융지주사들은 수수료 등 비이자이익이 늘었고 비은행 계열사, 글로벌 부문의 기여도 개선 등이 호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는 하나 이자이익이 주요인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수익성은 떨어졌다.
주력 계열사인 은행의 4분기 순이자마진(NIM)은 전분기보다 각각 3∼7bp(1bp=0.01%포인트) 낮아졌다.
신한은행 4분기 NIM은 1.46%로 전분기보다 7bp가 낮아졌고, 국민은행 1.61%(전분기 대비 6bp 하락), 하나은행 1.41%(6bp 하락), 우리은행 1.37%(3bp 하락)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차례 인하함에 따라 은행의 예대마진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NIM은 은행 등 금융사가 운용자금 한 단위당 이자 순수익을 얼마나 냈는지 보여주는 수익성 지표다.
◇4대 금융지주사 2019년 실적(단위:원)
금융지주사 순이익 이자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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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3조4035억 7조9827억
KB금융 3조3118억 9조1968억
하나금융 2조4084억 5조7737억
우리금융 1조9041억 5조8937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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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사 제공
권오용 기자 kwon.ohy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