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라이브]김태군의 서글픈 자각...성장 위한 자양분
일간스포츠

입력 2020.02.09 12:58

안희수 기자
김태군은 겨울 동안 서글픈 자각을 했다. 성장에는 자양분이 될 수 있다. NC 제공

김태군은 겨울 동안 서글픈 자각을 했다. 성장에는 자양분이 될 수 있다. NC 제공

 
자각(自覺)은 서글프다. 깨달은 현실은 차가워 보인다. 그러나 딛고 일어서면 성장할 수 있다. 김태군(31·NC)은 현재 그 과정에 있다.
 
FA(프리에이전트) 시장에서 포수의 가치는 매우 높게 평가됐다. 주전급 기량을 갖추는 데 오랜 시간과 경험이 필요하다. 공격력까지 갖추면 천문학적인 몸값을 받았다. 이적 시장에서도 잠재력 있는 백업이 메인 카드로 쓰인다. 
 
그러나 김태군은 2020 스토브리그에서 인기가 없었다. 주전 포수가 없던 롯데마저 선수가 기대한 수준의 조건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마저도 대안을 찾았다. 다른 8구단은 주전이 있다. 이적은 여의치 않았다. 원소속구단에는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가 있다. 선수가 수년 전 FA 시장에서의 포수 시세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면 협상이 제대로 진행될 리 없었다. 
 
결국 NC에 잔류했다. 기간은 4년이다. 계약금은 1억권, 연봉은 2억원. 종전 연봉보다 3000만원이 깎였다. 인센티브만 4억원이다. 스프링캠프를 2주 앞둔 시점에 성사됐다. 선수가 FA 미아가 되는 것은 피하려 한 모양새다. 
 
수년 전부터 야구 선수의 몸값은 거품이 있다고 여겨졌다. 전반적으로 한파던 이번 시장은 정상으로 회귀할 조짐을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김태군의 협상이 늦어지자 현실 파악이 부족하다는 비난이 일었고, 돈만 밝힌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태군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었다. 계약 동안 심신으로 흔들린 탓에 스프링캠프 준비에 지장을 받았을 것이라는 예단이다. 사령탑조차도 그랬다. 
 
지난 8일(한국시간) NC의 스프링캠프가 진행 중인 레이드 파트(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에서 만난 김태군은 몇 가지를 오해를 바로잡으려 했다. 일단 몸 상태. 그는 "많은 분이 걱정을 해주셨다. 그러나 나는 내 본분인 운동선수에 소홀하지 않았다. 정상적으로 비시즌 준비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NC의 포스트시즌을 네 차례나 이끈 포수다. 그러나 양의지가 영입되며 백업으로 밀렸다. 의욕이 떨어졌을 것이라는 시선이 많았다. 
 
이 점에 대해서도 속내를 전했다. 그는 "KBO 연합팀 소속으로 참가한 아시아 윈터 베이스볼(대만)을 소화하던 중에 (양)의지 형의 계약 소식을 들었다. 몸값이 다르고, 경쟁 상대도 아니다. 이내 마음을 놓았다"고 했다. 이어 "나를 오래 보신 분들을 잘 안다. 원래 밑바닥부터 시작했고, 그저 미친 듯이 야구를 하는 모습 덕분에 살아남았다. 지금도 다르지 않다"고 전했다. 주전을 내준 탓에 아쉬움도 있지만 자신의 위치를 인정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는 것. 
 
김태군의 시선은 돌아온 소속팀에서의 적응에 향해있다. NC 제공

김태군의 시선은 돌아온 소속팀에서의 적응에 향해있다. NC 제공

 
 
김태군은 군 복무 기간, FA 자격을 취득하고 보낸 스토브리그를 통해 전에 없던 교훈을 얻었다고 한다. 일단 인간관계에 대해 돌아봤다. 그는 :'야구선수' 김태군과 '인간' 김태군이 나뉘더라'고 했다.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나 조명받고,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박석민과 모창민처럼 복무 기간에도 자신을 찾아준 선배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커졌다.  
 
그는 "많은 분이 내가 군 복무를 하게 된 탓에 주전도 잃고, 계약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생각하신다. 팬분들은 그런 평가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 김태군은 다르다. 나는 복무를 하면서 하늘이 '아직 너는 멀었다'고 주시는 메시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야구를 하라는 얘기로 받아들였다는 의미다.  
 
FA 시장에 대해서도 비슷한 생각이다. 김태군 "나라는 사람과 선수의 위치를 알게 되더라. 솔직히 힘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연초부터 좋은 일은 겪지 못했다. 2020년이 나에게 주는 메시지가 있을 것이다. 하나 더 배웠다"고 했다. 체념과 도약 의지가 공존하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제 현재에 집중한다. 현재 그는 백업 포수다. 3년 만에 나서는 스프링캠프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적응이 먼저다"고 말한다. 이어 "예전에는 144경기를 모두 출전한다는 각오가 컸다. 이제는 한 경기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이전에 보여주지 못한 퍼포먼스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며 달라진 지향점을 공개했다. 
 
지도자, 동료에게도 받는 우려의 시선. 김태군은 민망하다. 더 단단해졌기 때문이다. 
 
투손(미 애리조나)=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관련뉴스
I Hot
인기 VOD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