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TV 중계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국내 골프 방송 시장 후발 주자로 뛰어들었던 JTBC골프가 시장을 선도하는 매체로 떠올랐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달 평균 시청률(유료방송가구 기준)에서 JTBC골프가 0.065%를 기록해 0.045%에 그친 SBS골프를 앞섰다. 지난해 1월 평균 시청률은 JTBC골프가 0.048%로 SBS골프(0.055%)에 밀렸는데 1년새 역전됐다. 지난해에 비해 JTBC골프가 35% 늘어난 반면, SBS골프는 18% 줄었다.
JTBC골프의 PGA투어 중계가 자리잡은 이달 들어선 두 방송사 간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지난달 1일부터 이달 9일까지 평균 누적 시청률에서 JTBC골프가 0.074%를 기록해 0.045%에 그친 SBS골프에 크게 앞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JTBC골프가 0.05%, SBS골프는 0.057%였다. 같은 기간에 JTBC골프가 48% 증가한 반면, SBS골프는 21% 줄었다.
JTBC골프가 지난달부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한국 내 독점 중계권을 가져온 뒤, 국내 골프 방송 시장 판도가 바뀌었다. 2005년 1월 J골프가 개국한 뒤 만 15년 만에 PGA 투어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유러피언투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등을 모두 중계하는 JTBC골프가 대형 골프 전문 방송사로 떠올랐다. 1999년 개국한 SBS골프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마스터스 정도만 중계한다. 방송 관계자는 "시장 점유율만 놓고 보면 JTBC골프가 8대2 수준으로 SBS골프에 크게 앞서는 형태가 됐다"고 했다.
PGA투어 중계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채널 시청률과 점유율이 모두 역전됐다. PGA투어의 국내 골프 채널 투어 생중계 시간 점유율은 27%로 KLPGA(19%), 유러피언투어(18%), LPGA(17%)보다 훨씬 높다. 최근 PGA투어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부활과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브룩스 켑카(미국) 등 스타 플레이어들의 활약, 임성재(22), 안병훈(29) 등 한국 선수들의 선전까지 더해 국내에서 높은 관심을 얻고 있다. 복합적인 요소들이 반영돼 늘어난 관심이 시청률에도 반영된 셈이다.
JTBC골프는 끊임없는 투자와 기술 발전으로 골프 방송 시장을 선도했다. 2009년부터 LPGA 투어 독점 중계권을 확보했고, 2010년엔 국내 골프 채널 최초 HD 프로그램 제작과 스마트폰 골프 전문 어플리케이션 개설, 2012년 국내 첫 20대의 중계 카메라가 장착된 풀 HD 중계차 도입 등 골프 콘텐트 선진화를 꾸준하게 이끌었다. 국내 골프 인구와 산업 규모가 성장하면서 JTBC골프도 함께 발맞춰 1등 골프 채널로서의 자리를 확고히 하는데 주력했다. 개국 당시 ‘전 세계 모든 투어를 한 눈에’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던 JTBC골프는 한국, 미국, 유럽 등 모든 남녀 투어를 안방에서 볼 수 있는 채널로 성장했다.
골프계 마케팅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골프 마케팅 업계 관계자는 "선택지가 많은 채널에서 마케팅을 하는 게 당연한 일이다. 투어 중계가 적은 SBS골프의 생존에 대한 언급도 심심치 않게 거론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최근 SBS골프는 PGA투어 중계권을 내준 뒤로 자사가 갖고 있는 KLPGA, 마스터스 과거 대회를 재방송하거나 레슨 프로그램 위주로만 편성해 운영하고 있다.
JTBC골프는 새롭게 선보이는 PGA 투어 관련 콘텐트를 더 강화할 예정이다. JTBC골프와 JTBC3 FOX 스포츠를 통해 PGA 투어 전 경기를 생중계한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와 동시간대에 열리는 PGA 투어 대회는 두 채널을 나눠 동시 생중계하는 '듀얼 채널 전략'을 선보인다. 특히 우승자가 결정되는 주요 대회 최종 라운드는 JTBC와 동시 생중계한다. 13일 개막해 타이거 우즈(미국)의 출전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도 최종 라운드를 JTBC골프와 JTBC가 생중계한다. 또 12일부터 PGA 투어 정보 프로그램 'PGA 탐구생활'을 선보이고, 향후엔 주요 선수 조 디지털 중계와 전문해설자 1인 중계 등으로 팬들과 쌍방향 소통하는 소셜미디어 채널도 운영해 PGA 투어의 또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