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재판부에 부담 커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일간스포츠

입력 2020.02.14 07:00

김두용 기자
 
서울중앙지방법원→서울고등법원→대법원→서울고등법원.
 
지난 5년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관련 사건을 맡은 재판부다. 대법원에서 사건을 파기환송하며 다시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서울고법에서는 이례적으로 양형 사유까지 거론하며 준법 감시제도 강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여론의 거센 비난에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이하 준법감시위)가 양형 사유가 맞는지 여부를 다시 들여다보겠다며 5차 공판기일을 연기하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재판부가 ‘오락가락’ 하면서 이 부회장의 부담도 점점 커지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오는 4월 총선 이후에는 공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8년 2월 이 부회장이 출소하고도 벌써 2년이 지났다. 아직 그룹 총수의 재판 결과의 향방이 불투명한 가운데 ‘사법리스크’는 삼성그룹에 계속해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애초 ‘삼성 봐주기’를 위한 이례적인 양형 사유 기준을 제시한 재판부의 ‘억지’가 사건을 장기전으로 끌고 가고 있다. 
 
삼성그룹

삼성그룹

 
법률사무소 로진의 길기범 대표변호사는 “재판부가 일반적이지 않은 양형 사유를 거론한 것부터 양형을 줄이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자 한발 물러선 형국”이라고 분석했다. ‘여론 눈치보기 후 솜방망이 처분’이라는 대기업 총수에 대한 전형적인 재판 프레임이 적용되고 있는 셈이다.
 
서울고법 형사 1부는 14일 파기환송심 5차 공판을 열 예정이었지만 연기했다. 그리고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이 부회장 측에게 ‘준법감시위에 대한 의견 제출’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준법감시위와 관련해서 박영수 특검과 이 부회장 측의 의견을 충분히 듣겠다”라고 밝혔다. ‘준법 감시제도가 양형 사유라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그렇지 않다면 그 근거가 무엇인지’에 대한 의견을 제출하라는 게 핵심이다. 재판부가 권고했던 양형 사유를 다시 원점에서 들여다보겠다는 의미다.
 
서울고법 형사 1부에서 제안한 양형 사유에 대해 특검을 비롯한 국회, 시민단체는 ‘준법감시위는 이 부회장의 형량 줄이기 위한 조직에 불과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4일 재벌개혁, 정경유착 근절, 사법정의 실현을 희망하는 국회의원·노동·시민단체는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재판부에 엄정한 판결을 촉구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국회의원 16명은 “재판부가 적용한 미국 연방 양형기준 제8장이 ‘개인’이 아닌 ‘기업’에 대한 양형기준이다. 범행 당시 준법감시제도를 운영하는 경우에 한해 적용되고, 사후적 도입에도 적용된다는 규정은 없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아니라 ‘이재용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에 적용될 수 없다”며 비판했다. 

 
재판부와 준법감시위도 일단 여론을 의식해 숨 고르기에 나섰다. 재판부에서 제시한 전문심리위원 3명에 대해 특검이 끝까지 거부하면서 다시 원점에서 출발하게 됐다. 사무국을 구성하며 정관까지 만든 준법감시위는 “적극적이면서도 엄정한 활동을 통해 삼성의 준법감시를 강화하고 사회 각계각층의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밝혔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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