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1부리그) 4팀이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1차전을 치렀다. 결과는 좌절. 4팀이 거둔 성적은 1승1무2패다. ACL 우승을 목표 삼은 전북 현대는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에 1-2로 패배했고, 우승을 노리는 울산 현대 역시 FC 도쿄(일본)와 1-1 무승부에 그쳤다. 수원 삼성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의 효과에 힘입어 많은 관중을 동원했지만 비셀 고베(일본)에 0-1로 무릎을 꿇었다. 3팀이 모두 일본 J리그 팀에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유일하게 승리를 거둔 팀은 FC 서울. 멜버른 빅토리(호주)에 1-0 승리를 거뒀다.
ACL 조별리그 1차전에서 K리그가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3팀이 라이벌 일본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승리를 떠나 경기력적인 면을 봤을 때는 더욱 실망스럽다. 그 어떤 팀도 상대를 지배하지 못했다. 문제는 3팀 모두 홈 구장에서 치른 경기였다는 점이다 전북은 요코하마에 지배를 당하며 무릎을 꿇었고, 울산 역시 자책골로 가까스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수원은 홈인데도 불구하고 극단적인 수비전략을 들고나왔고, 이마저도 성공시키지 못하며 후반 막판 골을 먹으면서 무너졌다. 무기력. 이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있는 3팀의 경기력이었다.
서울은 유일하게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경기력적으로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위력적인 기회는 멜버른이 더 만들었고, 서울은 멜버른의 역습에 우왕좌왕하면서 흔들렸던 기억이 더욱 많다. 결과는 냈지만 아쉬움이 컸다. 경기 후 최용수 서울 감독은 "결과를 냈지만 보완할 점이 많았다. 다음 경기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할 정도였다.
물론 조별리그 1경기로 한 시즌의 판도를 판단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첫 경기에서 K리그 4룡은 너무나 무기력했다. 다음 경기에 대한 희망을 주지도 못했다. 이대로 간다면 K리그의 위상과 자존심이 무너질 수 있다.
K리그는 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IFFHS)이 선정한 아시아 최고의 리그다. IFFHS가 지난달 20일 공개한 2019년 전 세계 프로축구리그 순위에서 K리그는 전체 30위를 차지했다. 아시아 1위다. 9년 연속 1위다. 따라올 자가 없다. 일본 J리그와 중국 슈퍼리그가 아무리 돈을 쓴다고 해도 K리그의 기본을 넘을 수 없다는 말이다. 그런데 2020시즌 ACL 1차전을 보면 K리그의 기본도 무너진 상태로 보인다.
반전을 일궈내야 한다. K리그 클럽은 분발해야 한다. ACL 2차전 부터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 ACL의 전신인 아시안클럽 챔피언십을 포함해 ACL 최다 우승 국가는 한국이다. 무려 11회의 우승을 품었다. 2위가 일본 7회다. 차이가 크다. 그런데 2016년 전북 우승 이후 K리그는 ACL 정상에 서지 못했다. 기간이 길다. 올 시즌 K리그의 위상을 다지 찾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들어갔다. 전북을 포함해 울산, 서울, 수원까지 모두 정상을 노리고 있다. 첫 경기 부진했다고 해도 다음이 있다. 포기할 상황은 아니다. 2차전부터 부활한다면 ACL 12번째 우승도 가능하다. 1차전 부진을 잊고 2차전부터 달라진 K리그 4룡의 모습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