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중에 시즌 조기 종료…퍼지는 코로나에 깊어지는 한국 스포츠의 고민
일간스포츠

입력 2020.02.24 06:01

김희선 기자
ULSAN, SOUTH KOREA

ULSAN, SOUTH KOREA

2020년 한국 스포츠계 최악의 변수가 발생했다.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전국 각지로 퍼져가면서 국내 스포츠가 직격탄을 맞았다. 곳곳에서 들려오는 확진 소식에 무관중 경기는 물론이고 시즌 조기 종료라는 결단을 내린 종목도 생겨났다. 당장 한창 시즌 중인 프로농구와 프로배구, 그리고 개막을 앞둔 프로축구와 프로야구 또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장 개막이 코앞인 프로축구 K리그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1일 K리그1 대표자 회의를 통해 하나원큐 K리그1 2020 개막전 일정 가운데 대구·경북 지역에서 치러지는 대구FC와 포항 스틸러스의 홈 경기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에만 해도 일정대로 리그를 소화하는 쪽에 무게가 실렸지만, 상황이 급변함에 따라 이들 지역을 연고지로 한 두 팀의 홈 개막전 일정을 연기하는데 뜻을 모은 것이다.
 
연맹 측은 대구·경북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팀들의 경기는 일정대로 치르겠다는 입장이지만 이 또한 향후 코로나19의 확산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전주, 부산, 울산, 대전, 강원 등 K리그 팀들의 홈 경기장이 있는 지역에서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경우 철저한 방역과 대처로 무사히 경기를 치렀지만,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구단과 시의 노력 만으로 100% 예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K리그가 지난해 흥행으로 관중 규모가 증가한 데다, 평소보다 많은 관중이 몰리는 편인 개막전의 특성을 고려하면 위험부담이 크다는 얘기다.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한 마지막 관문, 플레이오프 경기 일정만 앞두고 있는 여자축구 대표팀도 코로나19 때문에 타격을 입었다. 예정대로라면 6일 국내에서 1차전을 치르고 중국에서 11일 원정 2차전에 나서야 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2차전 장소가 훨씬 먼 호주 시드니 외곽의 캠벨타운 스타디움으로 바뀌는 바람에 고민이 늘었다. 멀어진 원정 거리부터 시작해 신경써야 할 부분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역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덩달아 고민이 커졌다. 프로야구 개막일인 3월 28일까지는 시간이 좀 남았지만, 3월 14일부터 시범경기 일정에 돌입하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내용은 없지만, 가장 피해가 큰 지역인 대구시에서 최소한의 조건으로 무관중 경기를 요청한 상황이다. KBO 사무국 역시 일단은 상황을 예의주시한다는 입장이다.
 
야구가 일정을 섣불리 연기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올해 열리는 2020년 도쿄올림픽이다. K리그는 올림픽 기간에 리그를 중단하지 않지만, 야구는 도쿄올림픽 기간인 7월 24일부터 8월 10일까지 정규리그를 일시적으로 중단한다. 여기에 코로나19로 개막에 차질이 빚어지면 시즌을 온전히 소화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아예 리그 일정을 축소, 조기 종료한 종목도 있다. 핸드볼이다. 핸드볼 국내 실업 연중 대회인 SK핸드볼 코리아리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추가 감염 발생 예방을 위해 23일과 28일, 3월 1일에 열릴 예정이던 경기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원래대로라면 지난해 11월 개막한 2019~2020시즌 SK핸드볼 코리아리그는 4월에 시즌이 종료된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원래 예정됐던 남자부 4라운드, 여자부 3라운드 일정을 남자부 3라운드, 여자부 2라운드로 축소하기로 지난 21일 결정했고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도 취소했다. 여기에 추가 조치까지 더해지며 22일부로 올 시즌을 일찌감치 마감하게 됐다. 그나마도 22일 열린 여자부 마지막 경기는 무관중 경기로 진행해 안전에 만전을 기울였다.
 
한국여자프로농구(WKBL)는 리그 일정을 정상적으로 소화하는 대신 21일부터 모든 경기를 무기한 무관중 경기로 진행하기 시작했다. WKBL이 무관중 경기를 선언하자 KBL도 고민에 빠졌다. 현재 국가대표 소집으로 휴식기에 돌입한 KBL은 코로나19 사태에도 정상적으로 리그를 운영해왔다. 그러나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내부적으로도 논의의 필요성이 제기돼 25일 이사 간담회를 열어 결정하기로 했다.
 
3월 개막을 앞두고 22일 조 추첨식을 열 계획이었던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도 행사 하루 전 급하게 무기한 연기를 공지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부산시 해운대구, 동래구에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국제탁구연맹(ITTF)과 논의한 끝에 이 시점에 사람이 모이는 행사를 치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해 무기한 연기 조처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23일 경륜과 26∼27일 경정 일정 역시 취소됐고 한국 마사회도 23일 예정된 경마를 취소하고 서울·부산경남·제주경마장과 전국 30개 지사, 목장 등 전 사업장 운영을 임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생활체육도 코로나19에 근심이 깊어진 건 마찬가지다. 올림픽공원을 관리·운영하는 한국체육산업개발㈜는 23일 "코로나19 예방과 이용자 안전을 위해 24일부터 해당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임시휴관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휴관하는 시설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수영장, 스포츠센터, 평생교육원, 지샘터도서관과 일산올림픽스포츠센터, 분당올림픽스포츠센터 등이며 재개관 날짜는 추후 공지할 예정이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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