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선발 박종훈(29)이 두 번째 스프링캠프 실전 등판을 마쳤다. 예정했던 투구 수(60개)를 채우지 못했을 뿐, 계획에 따라 차근차근 컨디션을 끌어 올렸다.
박종훈은 3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열린 KT와 연습경기에 선발 투수로 나서 3이닝 동안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2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투구 수 53개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36개.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36km가 나왔다.
홈런은 2회 KT 베테랑 타자 박경수에게 맞았다. 초구 직구를 던지다 한가운데로 높게 들어가는 실투가 돼 홈런으로 연결됐다. 다른 안타 두 개는 정타가 아니었다. 1회 황재균에게 맞은 안타는 1루수와 2루수 사이로 빠져나갔고, 3회 심우준의 타구는 중견수 앞에 가볍게 떨어졌다. 유한준에게 볼넷을 하나 내줬지만, 이 외 다른 타자는 범타로 잡아냈다.
박종훈은 이전 등판에서도 실점을 많이 했다. 첫 실전이던 지난달 27일 NC전 등판 성적은 1⅔이닝 4피안타 2볼넷 3탈삼진 4실점 그러나 박종훈과 같은 베테랑 선발투수에게 연습경기 실점은 아무 의미가 없다. 등판 전 염두에 둔 부분을 계획대로 잘 점검했느냐가 중요하다. 박종훈은 첫 경기를 마친 뒤 "철저하게 몸쪽 승부에 집중하려 했고, 여러 구종을 몸쪽으로 던져 보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점수는 많이 줬지만 공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만족한다"고 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홈런을 내주긴 했지만, 경기 후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변화구 제구에 신경 쓰고 스트라이크 비율을 높이겠다는 목적을 어느 정도 이뤘다. 박종훈은 경기 뒤 "초구에 직구를 던지다 맞은 홈런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13명의 타자 가운데 8명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았는데, 최소한 10명은 잡았어야 한다고 생각해 그 부분이 조금 아쉽다. 스트라이크 비율이 나쁘지 않아 만족스러운 피칭이었다"고 했다.
첫 등판에선 체인지업을 많이 던졌다. 이번에는 직구(26개) 다음으로 커브(20개)를 자주 활용해 타자들의 반응을 살폈다. 박종훈은 "커브를 던지다 안타를 맞은 것은 황재균 선배에게 맞은 땅볼 안타 하나뿐이다. 몸쪽 공도 잘 들어갔다"며 "현재 70% 정도 계획대로 되고 있다. 앞으로 더 단점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SK 베테랑 타자 김강민은 4회 KT 투수 손동현의 초구 체인지업을 공략해 왼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3타수 2안타 2타점으로 건재한 타격감을 과시했다.
김강민은 경기 후 "적극적으로 타격하려고 마음 먹고 타석에 들어섰다. 세 타석을 소화하면서 공을 4개 밖에 보지 않았다"며 "현재 타격 컨디션과 타이밍이 좋아 인플레이 타구가 많이 나오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