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현수(32)는 팀을 대표하는 간판 타자로 주장도 맡고 있다. 외야수와 1루수, 더블 포지션을 소화한다. 비시즌에는 후배들을 이끌고 웨이트 트레이닝 훈련도 함께 진행, '관장님'으로 통하기도 한다. 팀이 그에게 기대하는 부분이 많다. 그만큼 김현수는 많은 책임감을 짊어지고 있다.
#2번타자 류중일 LG 감독은 이번 캠프에서 '2번타자 김현수' 카드를 테스트하고 있다. '강한 2번타자'를 원하는 류 감독은 새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가 4번타순에 안착할 경우에, 김현수의 2번타자 기용까지 고려하고 있다. LG는 지난해 2번타순 타율이 0.245로 10개 구단 중 가장 낮았다.
실제 김현수는 이번 오키나와 캠프 도중 삼성과 가진 세 차례 평가전 가운데 2번타자로 두 번, 4번타자로 한 번 선발 출장했다. 다만 '중심타자' 김현수는 2007년 이후 소화한 전체 5874타석 가운데 2번타순으로는 443타석 소화에 그친다. '김현수 2번카드'가 적중하려면 우선 적응력이 관건이다.
그는 "2번타순이 어색하진 않다. 부담도 없다"면서 "타석에 많이 들어서게 돼 좋다고 생각한다. 2번타자로 좋은 성적을 낸다면 팀이 더 강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루수 김현수의 주포지션은 외야수나, LG에선 팀 상황에 따라 1루수로도 꽤 출장했다. 류중일 감독은 "김현수가 1루수로 나서면 타격감이 떨어지는 것 같아 가급적 1루수 기용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라모스가 부상 없이 공수에서 안정감을 보여준다면 '1루수 김현수' 카드를 꺼낼 필요성도 없다.
너무나도 다른 외야수와 1루수를 오가면 체력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부담감이 클 수 있다. 오히려 김현수는 "더블 포지션은 무조건 해야 한다. 나중을 위해서라도 한 가지 포지션을 더 소화하면 좋다"고 웃었다.
#우승 2015년 두산 소속으로 한국시리즈 첫 우승을 맛본 그 감격을 아직 잊지 못한 김현수는 LG 후배들도 같은 기쁨을 한 번 누렸으면 한다. 주장 임무를 맡고 있어 더욱더 그렇다. 3년 만에 경험한 지난해 가을야구를 '올해는 더 길게 해야한다'고 여긴다. 팀 안팎으로 우승에 대한 기대감이 큰 가운데 김현수는 "결국 우리가 잘해야 한다. (상위) 팀에 선수 1~2명이 빠졌다고 성적이 뚝 떨어지진 않는다. 우리 팀의 전력 보강이 잘 이뤄진 만큼 잘 준비한다면 지난해보다 좋아질 것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우승 달성) 된다고 볼 수 없어, 더 나아지려 모두 노력하고 있다"고 팀 분위기를 전했다.
#정근우 김현수는 "지난해 강하게 나갔다. 선수들도 내 성격을 알 것이다"고 한다. 필요할 땐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으며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지만, 평소에는 동료들과 스스름없이 지내는 편이다. 특히 김현수가 LG에 합류한 뒤 코칭스태프와 선수 모두 더그아웃에서 그가 보여준 파이팅에 놀라워했다. 분위기 메이커였다. 이번에 2차 드래프트를 통해 LG에 새롭게 합류한 정근우는 대표팀에서도 오랫동안 동고동락한 든든한 선배다. 정근우는 입담과 장난기로는 야구계에서 최고로 손꼽힌다. 김현수는 "혼자 떠들다가 (근우 형이랑) 같이 떠드니까 시끄러워진 것 같아서 좋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