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요르카는 7일 오후(한국시간) 스페인 에이바르 에스타디오 무니시팔 데 이푸루아에서 펼쳐진 2019~2020 라리가 27라운드 에이바르와 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마요르카는 전반 42분 다니 로드리게스의 선제골과 후반 32분 구보 다케후사의 결승골로 후반 추가시간 페드로 비가스의 한 골에 그친 에이바르를 2-1로 무너뜨렸다. 이번 승리로 마요르카는 리그 18위를 유지했다.
마요르카 이적 후 처음으로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린 기성용은 팀이 2-0으로 앞서던 후반 37분 결승골을 넣은 구보를 대신해 그라운드로 투입됐다. 기성용의 라리가 데뷔전이 시작된 것이다. 기성용은 한국인 라리가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썼다. 기성용은 이천수(레알 소시에다드·누만시아) 이호진(라싱 산탄데르) 박주영(셀타 비고) 김영규(알메리아) 백승호(지로나) 이강인(발렌시아)에 이어 7번째로 라리가 무대에 선 한국 선수가 됐다.
기성용은 예상보다 빠른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달 25일 마요르카 입단 후 약 보름만이자 두 경기 만에 비센테 모레노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기성용은 지난 1월 이후 경기에 뛰지 못해 컨디션과 경기 감각이 떨어진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이적 두 경기 만에 경기에 나섰다는 것은 그만큼 감독의 신뢰가 뒷받쳐주고 있다는 의미다. 팀에 긍정적인 결과도 있었다. 공교롭게도 기성용의 라리가 데뷔전인 이 경기에서 마요르카는 올 시즌 첫 원정 승리를 일궈냈다. 기성용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다.
추가시간까지 약 15분의 데뷔전. 기성용다운 모습도 있었고, 아쉬운 모습도 있었다. 후반 39분 첫 터치를 한 기성용은 1분 뒤 파울을 얻어냈다. 자신이 직접 프리킥을 차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아직까지 떨어진 경기 감각을 완전히 찾지 못했다. 중원에서의 연계와 움직임이 자연스럽지 못한 모습을 드러냈다. 또 후반 추가시간 에이바르 비가스의 득점 장면에서도 아쉬움이 묻어났다. 파비안 오레야나의 크로스를 비가스가 헤딩으로 연결시키며 골을 넣었다. 이때 기성용이 오레야나를 마크하고 있었지만 공간을 허용하며 크로스를 막아내지 못했다. 이 크로스가 골로 연결됐다. 경기 후 '후스코어드닷컴'은 기성용에게 평점 5.8점을 부여했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는 일이다. 짧은 시간 동안 기성용은 최선을 다했고, 감독의 신뢰를 받고 있음을 증명했고, 다음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기성용의 다음 경기에는 더 많은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기성용의 홈 데뷔전이다. 마요르카는 오는 15일 홈구장인 이베로스타 스타디움에서 라리가 28라운드를 펼친다. 상대가 화제의 팀이다. 세계 축구계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팀, 바로 라리가 '명가' 바르셀로나다. 세계 최고의 선수 리오넬 메시를 비롯 루이스 수아레스, 앙투안 그리즈만 등이 뛰는 최강의 팀이다. 바르셀로나는 8일 라리가 27라운드에서 레알 소시에다드에 1-0 승리를 거두며 레알 마드리드와 '엘 클라시코' 패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결승골 주인공은 메시였다. '엘 클라시코'에서 침묵했던 메시가 다시 득점포를 가동했다.
기성용은 스페인으로 떠나기 전 메시와 맞대결에 대해 "당연히 기대가 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처음 갔을 때보다 더 기대가 된다. 라리가는 어렸을 때부터 좋았던 리그다. 좋아하는 팀, 선수도 많다. 그런 선수들과 같이 경기를 하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