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버린 축구시계, 멈추지 않기 위한 K리그의 노력
일간스포츠

입력 2020.03.09 06:00

김희선 기자
지난 7일 트위치와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 생중계한 2020시즌 K리그 온라인 개막전. 이날 '랜선 개막전'에는 총 1만 3000여명이 넘는 접속자가 경기를 지켜봤다. 사진=K리그 SNS

지난 7일 트위치와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 생중계한 2020시즌 K리그 온라인 개막전. 이날 '랜선 개막전'에는 총 1만 3000여명이 넘는 접속자가 경기를 지켜봤다. 사진=K리그 SNS

 
그라운드 위 축구 시계는 멈췄어도, K리그의 축구 시계는 멈추지 않는다.
 
시즌 개막 열기가 한창이어야 할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그라운드는 꽁꽁 얼어붙었다.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프로축구 K리그가 개막을 잠정 연기했고, 프로야구도 시범경기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시즌 막바지를 향해 가던 남녀 프로농구와 남녀 프로배구도 시즌 일시 중단을 선언, 국내 4대 프로스포츠가 모두 멈추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그 어떤 경기장에서도 함성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싸늘한 3월이다. 
 
모든 종목이 그렇지만, 기나긴 겨울 동안 새 시즌만 기다려왔던 축구팬들은 때 아닌 '축구 보릿고개'를 겪고 있다. 그리고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020시즌의 첫 발을 내딛지 못하고 굳게 닫힌 축구장을 그리워하는 팬들을 달래야 하는 커다란 과제를 받아 들었다. 새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 미디어데이 행사부터 '오프라인'인 그라운드에서 치러지는 모든 것들이 취소되고 연기된 상황에서 결코 해결하기 쉽지 않은 과제다.
 
하지만 연맹은 감염 위험이 없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뜻밖의 춘궁기를 이겨내고 있다. 2020 K리그 마스코트 반장선거 개표 방송을 통해 팬들과 온라인 스킨십의 가능성을 입증한 연맹은 보다 다양한 콘텐츠로 K리그를 움직이고 있다. 지난 7일 트위치와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 생중계한 2020시즌 K리그 온라인 개막전, 즉 '랜선 개막전'이 대표적이다. 랜선 개막전은 이름 그대로, 당초 지난달 29일 열릴 예정이던 개막전 3경기(전북-수원, 울산-서울, 대구-강원)를 인기 온라인게임 'EA SPORTS™ FIFA Online 4'(이하 'FIFA 온라인 4')를 통해 K리그 팬들에게 친숙한 배성재 SBS 아나운서, 윤태진 전 KBSN 아나운서가 가상으로 대결을 펼치는 이벤트였다.
 
일부 회의적인 시각 속에서도 '랜선 개막전'은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트위치 기준으로 윤태진 아나운서가 4800여 명, 배성재 아나운서가 2800여 명의 동시 접속자 수를 기록했고 유튜브까지 더하면 총 1만 3000여 명이 넘는 접속자가 '랜선 개막전'을 지켜봤다. 연맹 측은 "해당 수치는 울산-서울 경기 최고 기록 기준"이라며 "매치업을 발표했을 때만 해도 기대된다는 반응과 함께 재미있을까 하는 반응도 있었다. 그러나 막상 랜선 개막전이 시작되니 'FIFA 온라인 4를 오래 즐긴 배성재 아나운서가 초보 윤태진 아나운서에게 3전 전패를 당하는 의외의 모습에 많은 팬들이 즐거워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윤태진 아나운서가 오랫동안 대구를 이기지 못한 강원 팬분들을 위해 랜선 개막전이지만 꼭 승리하겠다고 말해 호응을 얻는 등, 평소 K리그에 대한 애정과 관심도가 높은 두 아나운서가 참가한 덕분에 가능했던 이벤트"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팬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려는 연맹의 노력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개막을 기다리는 팬들을 위해 연맹은 '미리보는 K리그1 MVP, 영플레이어' 행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하고 K리그1 12개 구단이 선정한 각 2명의 MVP, 영플레이어 후보를 대상으로 모의투표를 진행한다. 실제 K리그 대상 시상식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투표엔 각 구단 감독과 주장들이 1표씩을 행사하고, K리그 취재 미디어도 1인 1표씩을 행사하며 반영 비율도 감독(30%), 주장(30%), 미디어(40%)로 동일하다. 그 어떤 효력도 없는 모의투표지만 무료한 시간을 달랠 화제거리로 이보다 더 좋은 것이 없다.
 
이종권 연맹 홍보팀장은 "K리그 개막을 애타게 기다리실 팬들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래고보자 준비한 이벤트들"이라며 "코로나19 때문에 경기를 치르는 것 뿐만 아니라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를 여는 것도 쉽지 않다. 그래서 온라인을 통해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보자는 발상의 전환을 시도했다"고 온라인 이벤트를 진행하는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이 팀장은 "경기장 직관만큼은 아니더라도 소소한 재미와 화제거리를 드리고 싶었다. 개막 시점까지의 기다림이 지루하지 않도록 꾸준히 다양한 온라인 이벤트들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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