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에서 활약했던 외국인 투수 조쉬 린드블럼(33·밀워키 브루어스)과 앙헬 산체스(31·요미우리 자이언츠)는 이번 시즌 더 좋은 대우를 받고 각각 미국과 일본으로 떠났다. 그런데 이들의 출발이 불안하다.
지난 시즌 KBO리그 최우수선수(MVP) 린드블럼은 지난해 12월 메이저리그(MLB) 밀워키와 3년간 최대 1812만5000달러에 계약했다. 두산 베어스에서 뛰다가 빅리그에 재입성했다. 2017년 KBO리그 홈런왕 출신 에릭 테임즈(34·워싱턴 내셔널스)를 영입해 성과를 거뒀던 밀워키는 린드블럼에 대한 기대가 컸다. 밀워키는 린드블럼을 4 또는 5선발로 생각했다.
시범경기에서 린드블럼은 좀 불안한 모습이다. 네 차례 등판해 10이닝 동안 6실점 했다. 7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는 선발로 나와 4이닝 동안 홈런 1개 등 피안타 3개와 1볼넷으로 3실점 했다. 5탈삼진이 위안이다. 특히 2회 선두타자에게 볼넷을 준 후, 수비 실수에 무너졌다.
린드블럼은 MLB에서 여러 팀을 전전했던 ‘저니맨’이다. 지난 시즌까지 각각 다른 팀에서 7시즌이나 시범경기를 경험했다. 올해 성적이 예전과 비교해서 뛰어난 편은 아니다. 그는 2010년 이후 시범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6점대를 기록했다. 그나마 올해는 삼진을 10개나 잡으며 타자를 압도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MLB닷컴도 7일 경기 후 린드블럼의 탈삼진 장면만 편집해 소개했다.
산체스는 지난해 SK 와이번스에서 17승(5패), 평균자책점 2.62로 활약했다. SK는 올해 산체스와 재계약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일본 프로야구 명문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떠났다. 정확한 연봉 액수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3억4000만 엔(약 40억 원)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시범경기에서 매우 부진하다는 점이다. 세 경기에 나와 7과 3분의 2이닝 동안 11실점(9자책점) 했다. 평균자책점이 15.75다. 홈런 2개 등 13안타나 맞았다. 강속구 투수답게 직구 시속은 154㎞까지 나왔다. 그러나 제구가 잘 안 되고 있다. 산체스에게 외국인 에이스 역할을 기대했던 자이언츠로서는 그의 부진이 난감하다.
일본 매체 닛칸 겐다이는 “산체스가 7일 오릭스 버펄로스전에서도 부진하면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산체스는 7일 오릭스전에서는 3과 3분의 2이닝 동안 77개의 공을 던졌다. 4피안타·3탈삼진·4실점(2자책점) 했다. 뛰어난 피칭은 아니다. 일본 데일리 스포츠는 “산체스 컨디션은 여전히 좋아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물론 산체스도 일본야구에 적응하려고 하지만, 쉽지는 않다. 그는 “공이 KBO리그에서 던지던 것과 다르다. 일본 공은 직구를 던질 때 조금 빠지는 느낌이다. 돔구장에서 경기하는데 낯선 우주선에서 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산체스는 선발투수 보직에서 밀릴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