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인도 없고 흥민이도 없고… '스페셜 원'도 어쩔 수 없었던 토트넘의 현실
일간스포츠

입력 2020.03.12 06:00

김희선 기자
 
'스페셜 원'도 선수들의 줄부상 앞에선 손 쓸 도리가 없었다.
 
조세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이 또다시 무기력한 패배를 당했다. 토트넘은 11일(한국시간) 독일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 2019~20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라이프치히와 원정 경기서 0-3으로 완패했다. 앞서 1차전에서 안방 이점을 살리지 못하고 0-1로 패했던 토트넘은 1, 2차전 합계 0-4로 무너지며 8강 진출이 무산됐다. 지난 시즌 구단 역사상 최초로 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에 성공했던 기세를 몰아 다시 한 번 유럽 정상에 도전하려던 토트넘의 꿈도 함께 무너졌다.
 
홈에서 졌기 때문에 최소 2골 이상을 넣어야 8강에 진출할 수 있었던 상황에서 토트넘은 전반전에만 상대에게 2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기적적인 역전극을 꿈꾸기엔 이미 패색이 짙어진 상황에서 빈공에 그치다가 오히려 상대 교체 선수에게 쐐기골까지 내주며 무릎을 꿇었다. 경기를 지켜본 리오 퍼디난드는 BT스포츠를 통해 "토트넘은 무미건조한 경기를 했다. 선수들이 부상을 당했다곤 해도 지금보단 나은 경기를 보여줘야 한다"며 "선수들의 자신감이 부족해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패배도 패배지만 무기력한 경기 내용에 팬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경기 후 토트넘 팬들은 실망스러운 경기를 펼친 선수들은 물론, 사령탑인 무리뉴 감독을 향해 "실패 전문가", "그는 더이상 스페셜 원이 아니다", "우리가 잃어버린 게 누구인지 생각하라,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을 다시 데려오라" 등 비난을 쏟아냈다. 몇몇 팬들은 무리뉴가 토트넘을 맡은 지 채 한 시즌도 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기다려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지만, 벌써 6경기 무승(1무5패)의 지독한 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선 설득력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무리뉴 감독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정말 어려운 상황이었다. 초반 두 번의 실수가 모두 실점으로 이어졌다"며 "선수들을 탓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 해리 케인과 손흥민, 무사 시소코에 스티븐 베르바인까지 부상으로 빠지면서 전력 누수가 심각해진 상황에서, 남은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는 얘기다. 팀의 공격을 해결해줄 선수들이 모두 부상으로 이탈해있고, 그나마 공격을 풀어줘야 할 델레 알리나 루카스 모우라, 에릭 라멜라 등은 제 몫을 해주지 못했다. 수비 역시 안정감을 찾아볼 수 없었고 잦은 실수로 위기를 자초했다.
 
 
문제는 제 아무리 '스페셜 원' 무리뉴 감독이라도 현재 토트넘의 선수들을 이끌고 반등을 이뤄내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수술 후 재활 중인 손흥민을 비롯해 케인과 시소코는 모두 최소 4월이 오기 전까지 복귀가 어렵다. 최근 부상을 당한 베르바인 역시 정확한 복귀 시점은 알 수 없으나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얘기되고 있다. 부상자들의 복귀 없이 팀 분위기에 반전을 가져오기 위해선 다가올 경기들에서 어떻게든 승리를 챙기는 방법 뿐인데 설상가상 리그 일정도 순탄치 않다. 당장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그 경기를 시작으로 만만치 않은 대진들이 남아있다. 더구나 유럽에서 확산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리그가 무관중 경기를 실시할 경우 분위기 전환은 더욱 어려워진다.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이 있다곤 해도 이미 '스페셜 원'의 자존심은 크게 무너졌다. 자존심을 회복할 방법은 어떻게든 토트넘을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로 이끄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가혹하다. 현재 토트넘은 11승8무10패(승점41)로 리그 8위에 위치하고 있다.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할 수 있는 마지노선인 4위에 올라있는 첼시(승점48)와는 승점 7점차로, 유로파리그 출전권이 걸린 5위에 위치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45)와도 승점 4점차로 벌어져 있다. 만약 토트넘이 다음 시즌 유럽 클럽 대항전 출전권 획득에 실패한다면 무리뉴 감독의 입지는 물론, 케인이나 손흥민 등 토트넘 '에이스'들의 거취 역시 영향이 있을 예정이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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