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 제한에 마스크 차별…계속되는 일본 악수에 긴장하는 불매운동 타깃 기업들
일간스포츠

입력 2020.03.16 07:00

안민구 기자
일본 불매 운동 포스터. 온라인 커뮤니티

일본 불매 운동 포스터. 온라인 커뮤니티

국내 진출한 일본계 기업들이 또다시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에서 촉발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으로 한·일 정부가 상호 입국제한 조치를 가하는 등 소원했던 양국 통상관계가 더욱 악화하고 있어서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재촉구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
 
 


다시 불매운동 불씨 지핀 일본
한·일 두 나라 간 상호 무비자 입국이 중단된 지난 9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의 운항정보 게시판에 일본행 항공기 결항 안내가 표시되어 있다. 연합뉴스

한·일 두 나라 간 상호 무비자 입국이 중단된 지난 9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의 운항정보 게시판에 일본행 항공기 결항 안내가 표시되어 있다. 연합뉴스

 
15일 재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 9일부터 한국 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고 검역소장이 지정한 장소에서 2주간 대기하도록 하고 있다.
 
또 일본이 한국인에 대해 적용 중인 90일 이내 무비자 입국도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다는 이유로 사실상 한국인에 대한 입국을 거부한 것이다. 
박양자 사이타마 조선초중급학교 유치부 원장(오른쪽)이 지난 11일 사이타마 시청을 찾아가 조선학교를 마스크 배포 대상에서 제외한 것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양자 사이타마 조선초중급학교 유치부 원장(오른쪽)이 지난 11일 사이타마 시청을 찾아가 조선학교를 마스크 배포 대상에서 제외한 것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더해 일본의 한 지방자치단체는 관내 유치원과 보육원에 코로나19 감염 방지용 마스크를 배포하면서 조선학교 유치원을 제외해 공분을 사고 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사이타마 현 사이타마 시는 지난 9일부터 관내 유치원과 보육원 등 1000여 곳의 어린이 관련 시설에 약 9만3000장의 비축 마스크를 나눠주었다.  
 
그러나 사이타마 조선 초·중급 학교 부설 유치부는 배포 대상에서 제외했다. 시 당국이 지도·감독하는 시설이 아니라는 것이 이유다.
 
또 일본 정부는 전 세계가 한국의 방역 시스템을 칭찬하는 가운데 나홀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 한 경제 매체는 "한국이 대량으로 검사를 실시하면서 '의료 붕괴'를 초래하고 있다"고 했다. 무토 마사토시 전 주한일본대사도 "한국의 검사 체제는 일본보다 앞서 있지만 의료 붕괴에 가까운 상황이 초래된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일본의 행태에 작년 말 한국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 조건부 유예 조치 이후 소강상태였던 일본 불매운동이 다시 거세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국내 인터넷 커뮤니티 클리앙에는 일본의 입국 제한 조치 이후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은 한국이 일본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었다"며 "2020년의 불매운동은 일본이 스스로 부추기는 것 같다"는 글이 게재됐다.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일본제품 불매운동 관련 글에 '일본이 아직 불매 장작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일본 제품 완전 불매 들어갑니다'와 같은 내용의 글이 달리고 있다.  
 
 


불매운동 집중 타깃 토요타·유니클로 등 '긴장'  
 
제2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가장 두려워하는 곳은 집중 타깃이 되고 있는 일본차 업체들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불매운동의 여파로 한국토요타의 지난달 국내 자동차 판매 대수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1.5% 줄었다. 렉서스는 더 심각하다. 전년 동기 대비 같은 기간 무려 63.0%나 감소했다. 혼다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5.7%가 줄었다. 이밖에 닛산자동차와 인피니티 브랜드도 각각 24.6%와 75.2% 판매량이 감소했다.
 
일본차 A 업체 관계자는 "불매운동 여파로 지난해 하반기 판매량이 반 토막 났는데, 심지어 올해는 더 안 팔린다"며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로 한일 정부 간 갈등이 다시 한번 표출되면서 언제 판매량이 회복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B 업체 관계자 역시 "수출규제 갈등 이후 겨우 진정된 불씨가 되살아날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다"며 "상황이 나빠지면 올 하반기부터는 더는 버틸 여력이 없다"고 했다.   
 
유니클로·데상트 등 패션 업체들도 긴장하는 눈치다.
 
유니클로는 불매운동의 여파로 지난달에만 서울 엔터식스 상봉점, 강변 테크노마트점 등 매장 4곳을 정리했다. 이에 최근 확진자가 급증한 대구 경북 지역에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며 기부 활동을 벌이는 등 이미지 개선에 나서고 있었다.  
 
지난해 매출 수백 억원이 감소한 데상트코리아도 최근 데상트, 먼싱웨어 등 6개 자사 브랜드 매장 총 750곳을 대상으로 임대료와 인건비 등 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위기를 기회'로 만들려는 '감성 마케팅'에 나선 바 있다.
 
일본계 패션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올 초에는 상황이 여기서 더 나빠질 수 있겠느냐고 했지만, 지금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며 "코로나19 여파로 가뜩이나 힘든데 한·일 관계까지 나빠지면서 또다시 불매운동에 휩싸이진 않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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