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악재가 발생했다. 왼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아 이학주(30)가 조기 귀국했다. 연봉 계약이 늦어져 캠프 합류도 뒤처졌는데 훈련 스케줄마저 정상적으로 소화하지 못했다. 실전을 뛸 수 없는 몸 상태라는 판단하에 1군과 분리됐다.
이학주는 주전 유격수다. 지난해 팀이 치른 144경기 중 무려 110경기를 선발 유격수로 출전했다. 김한수 전 감독이 꾸준하게 기회를 줬다. 2020시즌에도 가장 유력한 선발 유격수 후보였다. 그러나 변수가 발생했다. 허삼영 감독은 “이학주는 퓨처스(2군)에서 몸을 다시 만들고 있다. 그 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훈련 중인데 일단 무릎 상태가 100%가 돼야 한다”고 했다.
이학주는 왼 무릎 수술 이력이 있다. 탬파베이 산하 트리플A에서 뛰던 2013년 4월, 수비 중 2루 쪽에서 주자 태클에 걸려 넘어지면서 왼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됐다. 긴 재활 끝에 이듬해 복귀했지만, 몸 상태가 이전 같지 않았다. 결국 2016년을 끝으로 미국 생활을 정리했다. 허 감독은 “이전에 수술했던 부위가 문제인데 심한 건 아니다. 약간 부하가 걸린다고 하더라. 시즌은 길다. 공교롭게도 시즌 개막도 딜레이됐다. 일단 무릎을 견고하게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삼성은 내야 자원이 비교적 풍족하다. 유격수 자리엔 지난해 이학주 백업을 맡은 박계범을 비롯해 이성규, 김지찬 등이 버틴다. 2루수 김상수의 주 포지션도 유격수다. 그러나 감독이 생각하는 첫 번째 대안은 살라디노다. 살라디노는 3루수와 2루수, 유격수가 모두 가능한 내야 멀티 플레이어다. 메이저리그 통산 유격수로 700이닝 이상을 소화한 경력이 있다. 당초 3루를 맡을 게 유력했지만, 시즌 초반엔 이학주의 역할을 대신할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은 이번 겨울 '장수 외인' 다린 러프(34·현 샌프란시스코)와 재계약을 포기했다. 2017년부터 3년을 함께한 러프는 이 기간 404경기에 출전해 통산 타율 0.313, 86홈런, 350타점을 기록했다. 3할 타율, 20홈런, 100타점이 보장된 선수지만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교체가 결정됐다. 살라디노 영입 당시엔 물음표가 많았다. 팀에 필요한 거포형 1루수가 아니라는 이유가 가장 컸다. 그러나 폭넓은 수비 활용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허삼영 감독은 "이학주가 개막전까지 몸을 만드는 게 늦어지면 살라디노가 하면 된다. 유격수가 주 포지션인 선수라서 걱정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