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인터뷰] '컴백' 하주석, "재활하면서 내 야구 돌아봐…변화 결심했다"
일간스포츠

입력 2020.03.19 16:45

배영은 기자
 
한화 내야수 하주석(26)에게 지난해 3월 28일은 '악몽'과도 같았다.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시즌 다섯 번째 경기에 선발 유격수로 나섰다가 수비 도중 왼쪽 무릎 십자인대를 다쳤다. 수술대에 올랐고, 복귀까지 1년이 필요했다. 당연히 시즌은 그대로 아웃. 하주석이 빠진 한화 내야는 시즌 중후반으로 갈수록 힘이 부쳐 허덕였고, 한화는 2018년 정규시즌 3위에서 2019시즌 9위로 다시 내려앉았다.  
 
허무하게 한 시즌을 날린 하주석은 이제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각오로 새 출발선에 섰다. 지루하고 힘겨웠던 재활을 모두 마치고 100%의 몸 상태로 2020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를 무사히 마쳤고, 지난 1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팀 자체 청백전에서는 3안타 맹타를 휘둘렀다. 2루타와 3루타가 하나씩 포함된 맹활약이었다. 타격은 물론이고, 유격수 수비와 베이스러닝에서도 건재를 뽐냈다. 충실하게 보낸 지난 1년의 결과물을 그대로 보여주는 활약이었다.  
 
신일고 재학 시절 메이저리그의 러브콜을 받았을 정도로 '대형 유망주'로 인정받았던 하주석이다. 2012년 전면드래프트로 진행된 신인 지명에서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지명돼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학창 시절 주목받았던 만큼의 활약은 보여주지 못했지만, 꾸준히 팀 주전으로 활약하면서 조금씩 팀의 기둥으로 성장해왔다. 뜻하지 않게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던 지난 1년은 '미완의 대기'인 그에게 예기치 못한 '약'이 됐다.  
 
한화 더그아웃으로 다시 돌아온 하주석은 "지난해 한 발짝 떨어져 야구를 보니 그동안 하지 못했던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야구에 대한) 내 방향을 다시 잡는 계기가 됐다"며 "야구는 못했지만 얻은 게 많은 시간이었다. 올해는 절대 다치지 않고 나에 대한 물음표를 지우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를 무사히 마친 하주석의 모습. 한화 제공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를 무사히 마친 하주석의 모습. 한화 제공





-지난 시즌 개막을 하자마자 큰 부상으로 이탈했다.  
"열심히 준비하고 시즌을 시작했는데, 단 5경기 만에 시즌을 접게 되니까 아쉬움이 무척 컸다. 팀에도 미안했다."  
 


-무릎 십자인대는 회복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부위라 눈앞이 깜깜했을 듯하다.  
"긴 재활을 해야 한다는 게 괴로웠다. 스프링캠프 때까지 개인적으로는 재활의 연속이라고 생각했다. 걷지 못할 때부터 완전히 달릴 수 있을 때까지가 재활이니까. 만날 똑같은 재활 운동을 반복하느라 정신적으로도 많이 힘들었는데, 그런 (심리적인) 부분까지 홍남일 트레이닝 코치님이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  
 


-지난 비시즌과 올해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선 어떻게 운동했나.  
"비시즌 때부터 캠프 때까지, 홍 코치님과 김회성 코치님이 여러 모로 도움을 많이 주셔서 잘 회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지난해 10월부터 조깅을 시작했고, 11월과 12월에 계속해서 강도를 높이고 스피드를 올려서 지난 1월에는 100%를 뛸 수 있게 됐다. 캠프에서는 훈련량이 많아지고 팀 훈련도 있어서 힘들었는데, 코치님들과 트레이닝 파트에서 조절을 잘 해주셔서 무난하게 캠프를 진행했다."  
 


-모처럼 단체 운동을 해서 기분이 좋았을 것 같다.  
"캠프 내내 날씨가 좋았고, 늘 혼자 운동을 하다 밖에서 팀 동료들과 다같이 움직이고 훈련하니 야구가 이전보다 더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더 많이 생겼다. 요즘은 하루하루 야구하는 게 재미있고 좋다."  
 


-자체 청백전에서 11개월 만에 실전도 나섰다.  
"너무 오랜만이라 경기에 나가면서 걱정을 많이 했다. 막상 그라운드에 들어가고 하나씩 게임을 하다 보니 재미를 느꼈고, 야구를 다시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다. 11개월간 야구를 못하다 다시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지금은 일단 자체 연습경기를 하고 있어서 좋은 결과를 내는 것보다 경기를 뛰는 것 자체에 빨리 적응을 해야 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인지 과정이 하나하나 다 즐겁기만 하다. 시즌 때 투수와 승부하는 부분도 최대한 빨리 적응해야 할 것 같다."  
 


-그라운드를 떠났던 1년간 어떤 생각을 했나.  
"군복무를 하면서 보낸 2년도 도움이 많이 됐지만, 작년은 특히 (정신적으로) 공부를 많이 한 시기인 것 같다. 야구장 밖에서 야구를 보면서 더 많은 생각을 할 기회를 얻었고, 한 발 떨어져서 생각해 보니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게 됐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많이 생각했나.  
"그동안 내가 해왔던 야구와 앞으로 어떤 야구를 해야 하는지, 또 (더 잘하기 위해) 어떤 변화를 줘야 하는지, 그런 방향성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됐다. 비록 직접 야구를 하지는 못했어도, 그런 의미에서 얻은 게 많은 1년이었다."  
 
 
사진=한화 제공

사진=한화 제공





-그래서 '하주석의 야구'는 어느 쪽으로 방향을 잡았나.  
"지금까지 야구를 해오면서 좋았던 부분도 있을 것이고, 안 좋았던 부분도 있을 것이고,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 일도 있을 것이다. 그동안 이런 저런 변화를 주면서 어떤 일들이 있었나 생각하다 보니 놓쳤던 부분들을 어느 정도 깨닫게 됐다."  
 


-어떤 부분을 놓쳤다고 판단했나.
"큰 변화일 수도 있고 작은 변화일 수도 있겠지만, 전역 후 3년 동안 내가 너무 '홈런을 쳐야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하고 있던 게 아닌가 싶더라. 내게 맞는 방법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면에서 많이 변화해야겠다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됐고, 팀 훈련에 합류하기 전부터 계속 그런 마음으로 준비를 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정확하게 맞히고 인플레이 타구를 많이 만들어 내서 최대한 안타를 많이 치고 출루할 수 있는 방향으로 연구하고 훈련했다."  
 


-빨리 타격 훈련을 하고 싶어 몸이 들썩였을 듯하다.  
"아예 방망이를 잡지 않고 있을 때는 '타격을 하고 싶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다리가 괜찬하지니까 나도 모르게 배트를 들고 스윙을 하고 있더라.(웃음) 홍 코치님께서 그때 '이제 부상이 많이 좋아지고, 마음도 괜찮아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하셨다. 사실 재활을 하면서 너무 힘들어서 운동을 하기 싫을 때도 있었는데, 홍 코치님이 그런 시간에 곁에서 많은 힘이 돼주셨다."  
 


-올 시즌 개막을 기다리는 마음은 어떤가.  
"빨리 야구를 하고 싶다. 물론 무조건 건강한 모습으로 복귀해야 한다. 지난해 워낙 큰 부상을 당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내 몸 상태를 놓고 '괜찮을까' 하는 물음표를 붙일 것이다. 그 부분을 완벽하게 지우는 게 가장 큰 목표다. 한번 아프고 나니, 정말 가장 중요한 것은 숫자로 나타나는 성적들보다 그저 부상 없이 한 시즌을 뛰는 것 같다. 몸이 아파버리면 어차피 아무 것도 할 수 없니까. 올해도 그리고 앞으로도 더 이상 아프지 않고 건강한 상태로 한 시즌을 끝까지 뛰는 게 가장 큰 목표다. 그러기 위해선 개막까지 남은 시간 준비를 잘해야 한다."  
 
배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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