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우진은 현재 1군에 없다. 허리 통증 때문에 스프링캠프 참가가 불발돼 고양 재활군에서 따로 몸을 만들었다. 1군 주축 멤버들이 캠프 종료 후 국내 훈련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함께하지 못하고 있다. 손혁 감독은 "아직 조금 더 있어야 한다.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질 것 같다"며 "복귀까지는 1~2개월 정도 더 있어야 하는데 (재활을 진행) 하다가 더 안 좋아질 수 있으니까 시점을 잡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일단 편안하게 천천히 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허리 통증이 문제는 아니다. 구단 관계자는 "안우진은 오른 어깨 근육에 염증 증세가 있다. 23일부터 ITP 훈련을 시작했고 15m를 던졌다"고 말했다. ITP(Interval Throwing Program·단계별 투구 프로그램)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의 창시자인 프랭크 조브 박사가 고안한 재활 프로그램이다. 거리와 강도를 조금씩 늘려 가면서 공을 던진다.
보통 섀도(Shadow) 피칭 후 15m를 시작으로 최대 60m까지 진행하는 게 일반적이다. 프로그램 도중 통증을 느끼면 그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한다. ITP를 성공적으로 마치면 포수가 서서 공을 받는 하프피칭과 불펜피칭, 라이브피칭을 연이어 거쳐 1군 복귀를 준비하게 된다. 안우진은 이제 첫 단계를 밟았다.
어깨는 민감하다. 자칫 큰 부상으로 연결될 수 있다. 팔꿈치보다 재활이 더 까다롭다. 안우진은 지난해 6월 29일 오른 어깨 염증을 사유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9월 8일에야 복귀했다. 한 번 통증을 느꼈던 부위여서 더 조심스럽다. A 구단 트레이너는 "(구단 발표대로) 단순 염증이라면 회복까지 오래 걸리지 않는다. 마운드 위 피칭까지 두 달 이내로 가능하다"며 "ITP를 15m부터 시작했다면 상태가 나쁘지 않을 수 있다. (부상 재발을 우려해) 10m 이하로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올 시즌 프로야구는 개막이 연기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여파로 시범경기가 취소됐고 오는 28일 예정됐던 개막전까지 4월 중으로 미뤄진 상태다. 코로나19 확산 분위기를 고려하면 4월 개막도 쉽지 않다. 5월을 넘겨 시즌이 시작된다면 안우진의 재활 기간을 벌 수 있게 된다.
손혁 감독은 "휴식을 더 할 수 있으니까 느긋하게 쫓기지 않을 수 있다"며 "(시즌이 개막해) 경기를 했는데 투수 쪽 성적이 좋지 않으면 (재활하는 선수는) 부담이 생길 수 있다. (개막이) 늦춰지면 여유를 가질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