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KBO 신입사원 미리보기①] 정민태 등번호 후계자, 한화 차세대 에이스 남지민
일간스포츠

입력 2020.04.03 06:00

배영은 기자






이 정도로 장기화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사그라질 줄 모른다. 2020 KBO 정규시즌 개막 역시 기약이 없다.  
 


당초 3월 28일로 예정됐던 개막일을 4월 중순으로 한 차례 미뤘던 KBO는 지난달 24일 긴급 이사회에서 정규시즌 개막을 4월 20일 이후로 다시 미뤘다. 그러나 그 후에도 사회적 긴장감은 전혀 완화되지 않았고, 5월 개막은 물론 경기 일정 축소까지 검토해야 하는 상황으로 치달았다.  






선수단과 팬들의 감염을 막고 안전을 지키는 것이 리그 강행보다 중요하다는 데는 모두가 동의한다. 다만 그 누구보다 벅찬 마음으로 개막을 준비해왔던 이들의 마음이 타들어가는 것도 안타까운 일이다. 가장 큰 피해자는 역시 각 팀의 '새얼굴'들. 대망의 메이저리그 도전을 앞두고 뜻밖의 암초에 부딪힌 김광현(세인트루이스)처럼, KBO 리그에도 아직 새로운 출발선에 설 그날만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신입 사원'들이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종식을 기다리는 일간스포츠가 그 안타까운 이름들을 한 발 먼저 소개하기로 한 이유다.  〈일간스포츠 야구팀〉
 
 
한화 신인 투수 남지민(19)은 언젠가부터 유니폼 상의가 유독 묵직하게 느껴진다. 정민태 투수코치의 전성기 시절을 상징하는 20번을 달기 시작해서다.  
 
처음부터 20번의 행운이 찾아온 것은 아니다. 입단과 동시에 자동으로 받아든 번호는 68번. 그러나 서산 2군 전용 훈련장을 찾은 한용덕 감독은 68번을 달고 있는 남지민을 본 뒤 정민태 투수코치를 불러 "번호를 바꿔 주는 게 좋겠다"고 특별히 얘기했다.  
 
한 감독은 이와 관련해 "앞 순번에 지명을 받고 들어왔다는 것은 우리 팀이 큰 기대를 하는 선수라는 의미다. 어떤 등번호를 받느냐에 따라 생각이 달라지고, 그런 작은 일들이 프로 생활에 큰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며 "다행히 자연스럽게 투수에게 맞는 번호를 달게 된 것 같다"고 했다.  
 
한 감독의 부탁을 받은 정민태 투수코치는 곧바로 남지민에게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20번을 주기로 결심했다. 이 역시 이유가 있다. 정 코치는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태평양과 현대의 에이스로 군림하면서 늘 등번호 20번을 달았다. 영광과 환희의 역사를 상징하는 번호다. 정 코치는 "때마침 20번의 주인이 없기에 내가 '남지민에게 이 번호를 주자'고 했다. 지민이가 선발로 성장할 만한 투수라 이 번호가 어울릴 것 같았다"며 "그 후로 계속 '이 번호에 먹칠하지 않게 잘해야 한다'고 잔소리를 하고 있다"고 기분 좋게 웃어 보였다.  
 
한 감독과 정 코치는 모두 한 시대를 풍미한 명 투수 출신이다. 이런 두 지도자가 모두 갓 고교를 졸업한 신인 투수에게 이렇게 관심을 표현하는 이유가 있다. 향후 팀의 에이스로 성장해 주기를 기대하는 재목이라서다.  
 
프로 첫 스프링캠프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 남지민. 한화 제공

프로 첫 스프링캠프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 남지민. 한화 제공

 
우완 정통파 투수인 남지민은 프로 첫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자마자 곧바로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으면서 동기생 한승주와 함께 5선발 경쟁에 뛰어 들었다. 고교 시절 시속 150km 강속구를 뿌린 이력이 있는 데다 이번 캠프에서도 직구 구속이 시속 145km까지 나왔다. 변화구 제구도 안정적이고, 정민태 코치가 이번 캠프에서 전수한 스플리터도 빠르게 습득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무엇보다 실전에서도 불펜에서와 큰 차이가 없는 침착한 피칭을 한다. 이런 남지민의 가능성을 눈여겨 본 KBO 기술위원회는 2020 도코올림픽이 연기되기 전 야구 국가대표팀 예비 엔트리에 남지민의 이름을 올려 놓았다. 이 안에 포함된 신인 선수는 단 세 명뿐이다.  
 
남지민도 의욕이 넘친다. 그는 "프로에 와서 훈련을 하니 몸은 힘들지만, 체계적이고 형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운동할 맛이 난다"며 "(마운드에서) 잘 주눅들지 않는 성격이다. 모든 게 새롭고 적응하느라 힘들지만 자신감을 갖고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많지 않은 나이에도 프로에 오자마자 맹활약한 이정후(키움)는 그가 꼭 상대해보고 싶었던 타자다. 남지민 역시 2~3년 안에 믿음직한 선발 투수로 1군에서 자리를 잡는 게 목표다.  
 
그는 "프로에 온 이상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되고 싶다. 내가 경기에 나갈 때마다 팬들이 기대를 하고, '남지민이 나가니 오늘 이길 것 같다'는 말이 나올 수 있는 투수가 되는 게 내 목표"라며 "만원 관중이 있을 때 마운드에 올라가서 잘 던지고, 내려오면서 기립박수를 받는 장면을 상상만 해도 좋다. 이 20번을 달고 계속 좋은 투수로 남고 싶다"고 다짐했다.  
 
배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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