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식이법' 시행… 운전자보험 들어야 하나
일간스포츠

입력 2020.04.22 07:00

권지예 기자
어린이 보호 구역 표지판이 서 있는 거리

어린이 보호 구역 표지판이 서 있는 거리

“안녕하세요? 기존에 가입하고 계신 운전자보험으로는 ‘민식이법’ 시행 이후 턱없이 부족합니다. 전화 주세요.”

 
지난달 25일 어린이 교통안전 및 처벌을 강화한 도로교통법 개정안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하 민식이법)이 시행되면서 손해보험업계의 ‘운전자보험’ 시장이 뜨겁다.  
 
민식이법은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운전자의 부주의로 어린이를 숨지거나 다치게 하면 가중 처벌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해 9월 충남 아산의 한 스쿨존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김민식 군의 이름을 따 ‘민식이법’으로 불리고 있다.
 
스쿨존 내에서 시속 30㎞ 이상으로 달리거나 안전운전 의무를 위반하다가 교통사고를 내 어린이가 다치거나 사망할 경우에는 가중처벌하는 것으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경우에는 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상해를 입힌 경우에는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이런 상황을 보장해주는 것이 ‘운전자보험’이다. 차를 몰다 사고를 냈을 경우 벌금과 합의금, 변호사선임비 등을 대신해주는 상품이며 1984년 처음 등장해 이미 수백만 명이 가입했다.
 
하지만 민식이법이 시행된 이후 보험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보험사나 설계사를 통해 직접 운전자보험 가입을 문의하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아직 법 시행이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수치적인 자료가 나온 것은 없지만, 소비자의 문의가 늘어난 것은 맞다”고 말했다.
 
 


‘운전자보험’ 손 보는 손보사들
20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부터 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한화손해보험 등에서 운전자보험의 벌금 최대 보장 한도를 일제히 기존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확대했다. 해당 6개 손보사의 운전자보험 점유율은 95%가 넘는다.
 
업계 관계자는 “운전자 과실이 적다고 할지라도 큰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운전자보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벌금 특약 외에도 손보사들은 각종 담보를 내세워 소비자들을 공약하고 있다.

 
일단 ‘교통사고처리지원금’에 힘을 싣고 있다. 교통사고처리지원금은 교통사고로 형사합의금 지급 시 보상해주는 금액을 말한다.
 
DB손해보험은 전치 6주 미만 사고에도 형사합의금을 주는 상품을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교통사고처리지원금을 300만원 지급하는 특약을 신설한 것이다. 지금까지 운전자보험은 전치 6주 이상 사고에만 합의금을 대줬다.  
 
삼성화재는 교통사고처리지원금을 전치 6~10주 2000만원, 11~20주 6000만원, 20주 초과 1억원을 보장, 타사 대비 보장 금액이 높았다. 대부분의 교통사고처리지원금은 20주 초과 기간을 제외하고는 각각 1000만원 정도 낮은 수준이다.
 
또 현대해상은 운전자보험 교통사고처리지원금을 최대 2억원까지로 확대했다.  

 
저렴한 가격에 운전자보험 가입이 가능하도록 설계한 곳도 있다. 다만, 설계사를 끼지 않는 다이렉트(인터넷) 전용 상품이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3일 운전자보험을 출시, 최저보험료를 5000원부터 설계할 수 있도록 해 가격 경쟁력을 내세웠다. 타사 운전자보험의 최저 보험료가 1만원 내외로 형성돼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어 캐롯손해보험도 연령과 성별에 관계없이 월 990원만 받는 운전자보험을 출시했다. 한화손해보험은 월 2500원, MG손해보험은 월 2900원짜리 상품을 선보였다.  
 
이외에 한화손해보험은 ‘무배당 차도리 ECO 운전자상해보험 2004’을 개정, 등급별 골절 진단비 및 등급별 골절수술비, 신깁스치료비 특약을 신설해 상해사고로 인한 골절·깁스치료 보장을 강화했다. 또 상해로 종합병원 1인실을 이용하는 경우 최대 10일 한도로 보장받을 수 있는 종합병원 1인실 입원비(1일 이상 10일 한도) 특약도 추가했다.
 
KB손해보험은 SK텔레콤과 함께 ‘티맵’ 이용 고객의 운전 중 사고와 더불어 여행·레저 관련 사고까지 보장하는 ‘KB다이렉트 T맵 라이프 운전자보험’을 내놨다. 기본적인 운전자보험의 보장뿐만 아니라 레저활동 후유장해, 골프용품 손해 및 홀인원·알바트로스 보장, 고속도로 및 주말 운전 상해 등 여행·레저·골프보험 성격의 보장까지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한 보험 설계사는 “운전자보험은 민식이법으로 처벌 수위나 형사적 분쟁 소지가 확대되는 것이기 때문에 ‘교통사고 처리지원금’을 눈여겨봐야 한다”며 “합의를 위한 형사합의금이 많아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의무 아닌 ‘운전자보험’…가입해야 할까
 
자동차보험은 사실상 의무지만 운전자보험은 그렇지 않아 가입하지 않은 운전자들이 많다. 자동차보험을 들었는데 운전자보험을 또 들어야 할까.
 
일단 교통사고가 났을 때 자동차보험은 민사적인 책임을 보장하고, 운전자보험은 행정·형사적인 책임으로부터 운전자를 보호한다는 데서 차이가 있다.  
 
운전자보험은 벌금, 변호사선임비용, 교통사고처리지원금(합의금) 등이 중심인데, 일반적으로 교통사고처리지원금은 통상 1억원이 한도다. 교통사고처리지원금은 자동차보험에서 처리되는 치료비, 수리비 등이 아닌 사고 시 형사적인 책임에 따른 형사 합의를 보게 되는 경우 보장되는 것이다.
 
또 운전자보험은 자동차사고로 신체에 피해를 발생시켜 벌금이 나올 때 보장하는 벌금 특약은 2000만원 한도(어린이보호구역 사고 시 3000만원 한도)다. 이외 타인의 건조물이나 그 밖의 재물에 피해를 발생시켜 벌금이 나올 때는 500만원 한도로 보장하고 있다.

 
운전자보험은 자동차사고로 인해 구속되거나 검찰에 의해 공소제기 또는 법원의 공판절차에 의해 재판이 진행된 경우 2000만원 한도로 변호사선임비용을 보장한다. 
 
이처럼 운전자보험은 자동차보험과 비교해 보장하는 범위가 다르지만, 꼭 가입할 필요는 없다.  
 
특히 자신의 차량 외에 타인의 차량을 운전할 일이 별로 없다면 기존에 들었던 자동차보험에서 ‘법률 지원 특약’을 드는 것도 방법이다. 이는 신규 보험에 가입하는 것보다 보험료를 아낄 수도 있다. 
 
보험사 별로 차이가 있지만, 법률 지원 특약에 가입하면 차량 1대에 한해 최대 벌금 3000만원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하지만 운전자보험에서 보장하는 변호사선임비용이나 교통사고처리지원금 등 전체적으로 운전자 보험보다는 한도가 낮은 점은 고려해야 한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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