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중현의 야구 톺아보기] NC 구창모의 도약, 발판은 결국 '이닝'
일간스포츠

입력 2020.04.24 07:00

배중현 기자
2020시즌 NC 3선발이 유력한 구창모. 팀을 대표하는 왼손 선발이 됐지만 한 번도 규정이닝을 넘기지 못한 약점이 있다. IS 포토

2020시즌 NC 3선발이 유력한 구창모. 팀을 대표하는 왼손 선발이 됐지만 한 번도 규정이닝을 넘기지 못한 약점이 있다. IS 포토

 
한 단계 도약을 위해 구창모(23·NC)가 풀어야 할 숙제가 하나 있다. 바로 '이닝'이다.
 
구창모는 차세대 NC 에이스 후보다. 왼손 투수로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던진다. 2015년 입단 당시 사령탑이던 김경문 감독의 총애를 한 몸에 받았다. 그해 곧바로 1군에 데뷔해 경험을 쌓았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스윙맨으로 시작해 선발로 역할이 고정됐다. 지난 시즌엔 개인 첫 10승을 달성했다.
 
올 시즌엔 3선발이 유력하다. 외국인 투수 마이크 라이트, 드류 루친스키 다음이다. 데뷔 5번째 시즌 만에 '토종 에이스' 타이틀을 달기 직전이다. 그만큼 이동욱 NC 감독의 신뢰가 대단하다. 지난달 발표된 도쿄올림픽 야구 대표팀 사전 등록 명단(111명)에도 무난히 이름을 올렸다. 양현종(KIA) 차우찬(LG) 등 리그를 대표하는 쟁쟁한 왼손 선발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팀 안팎의 기대가 높다.
 
보완점이 없는 건 아니다. 데뷔 후 단 한 번도 규정이닝(144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2018시즌 133이닝을 소화한 게 개인 최다다.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낸 지난해에도 107이닝에 그쳤다. 리그 36위. 이동욱 감독이 "이닝을 더 늘려가야 한다. 150이닝을 넘겨서 160, 170이닝까지 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한 이유다.  
 
이닝이 부족하니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비율도 떨어진다. 퀄리티 스타트는 선발 투수를 평가하는 기본 지표 중 하나다. '최소 6이닝 소화'라는 기본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그런데 구창모는 이 기준을 넘어서는 것부터 벅차다. 지난해 선발 등판한 19경기 중 6이닝 이상을 책임진 건 약 47%인 9경기에 불과하다. 10승 중 4승이 6이닝 미만 경기에서 나왔다. 데뷔 첫 10승 달성이라는 기록 이면에 있는 그림자다.
 
 
기록 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9년까지 75경기 이상 선발 등판한 투수는 45명이다. 이 중 퀄리티 스타트 비율이 가장 나쁜 선수는 임찬규(LG)다. 21.3%로 겨우 20%를 넘는다. 그런데 임찬규 바로 뒤가 구창모다. 비율이 22.4%로 턱없이 낮다. 76경기 중 17경기에서만 퀄리티 스타트를 해냈다. 지난 시즌에도 36.8%(19경기 중 7회)로 높은 편이 아니었다.
 
부상이라는 변수를 극복해야 한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개막 직전 복사근, 시즌 막판엔 허리 피로골절로 쓰러졌다. 규정이닝은 한 시즌을 건강하게 소화한 선발 투수만 달 수 있는 일종의 훈장이다. 이동욱 감독은 "가장 중요한 게 건강이다. 창모는 좋을 때와 좋지 않을 때의 차이가 난다. 좋을 때는 못 칠 정도의 공을 던지지만, 몸이 안 좋을 때는 커버하는 게 떨어진다. 건강하게 던지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지난 19일 자체 청백전 등판한 구창모가 피칭하고 있다. NC 제공

지난 19일 자체 청백전 등판한 구창모가 피칭하고 있다. NC 제공

 
경험은 강점이다. 2017년 11월 열린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에서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구창모와 배터리 호흡을 맞추는 포수 김태군은 "(창모는) 대표팀을 한 번 다녀온 게 괜찮다. 생각이나 운동방식, 마인드가 바뀐다. 대표팀에 가면 그 자리를 지키려고 많은 생각과 연구를 하게 된다. 그런 걸 자주 봤을 거다"고 했다. 허리 부상으로 낙마하긴 했지만 지난해 열린 프리미어12 최종 엔트리(투수 13명)에도 이름을 올렸다. 두 번의 큰 부상 속에서도 시즌 10승을 달성한 것도 달리 보면 능력이다.
 
의욕은 넘친다. 지난해 구창모는 프로 데뷔 후 던지지 않았던 포크볼을 장착했다. 자신감이 떨어졌던 체인지업을 투구 레퍼토리에서 제외하는 결단을 내렸다. 그는 "부담은 없고 앞으로 계속 잘해야 한다는 마음만 있다"며 "올해는 규정이닝을 채우고 싶다"고 강조했다.
 
구창모의 2020시즌을 평가할 지표 중 하나는 '이닝'이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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