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선의 컷인] 걱정 반 설렘 반…개막 기다리는 K리그, 달라질 풍경들
일간스포츠

입력 2020.04.24 06:00

김희선 기자
 
설레는 만큼 걱정도 지울 수 없지만, 이제 정말 가시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개막이 미뤄졌던 2020 프로축구 K리그가 본격적으로 개막을 바라보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4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제4차 이사회를 열고 2020시즌 개막일과 경기 수를 결정하기로 했다. 당초 2월 29일 개막 예정이었던 K리그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일정을 무기한 연기한 지 두 달여 만이다. 줄곧 신중한 태도를 취해왔던 연맹도 최근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한 자릿수 대로 줄어들고,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도 완화돼 실외체육시설에서의 행사나 스포츠 관람은 무관중이나 소규모 경기로 점진적으로 시행하도록 하면서 개막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현재로선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되는 5월 5일 이후 주말인 5월 9일 개막이 1안, 그 다음 주말인 16일 개막이 2안이다.어느 쪽이든 최소 5월 중순에는 개막할 수 있게 된 만큼, 코로나19로 축소가 불가피한 리그 일정을 27라운드(정규리그 22경기+파이널 5경기)로 치르는 대안이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21일자로 구단간 연습경기와 미디어 취재도 허용해, 개막을 앞둔 분위기가 조금씩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이로써 기약 없이 개막만 기다리며 애를 태우던 구단들과 팬 모두 한숨을 돌리게 됐다. 물론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올 시즌 K리그는 여러모로 예전과 달라질 예정이다. 일단 스케쥴이 바뀐다. 개막전 대진은 유지된다 해도 일정 자체가 축소된 만큼 세부적인 경기는 조정이 불가피하다. 또 개막 후에도 당분간은 무관중 경기로 치르고 추후 상황을 봐서 관중 입장을 단계적으로 늘려나가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무관중 경기의 경우에도 경기를 진행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인원이 백 명 단위를 넘기 때문에 달라진 환경을 인지하고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캐나다의 스포츠 채널인 CTV 스포츠는 "코로나19로 인해 바뀌게 될 스포츠의 세 가지 습관"으로 침을 뱉거나 (공 등에)바르기, 땀에 젖은 수건 관리, 그리고 하이파이브를 꼽았다. CTV 스포츠는 "크리켓에서 스윙을 장려하기 위해 공에 침을 바르는 버릇, 테니스에서 볼 키즈가 수건을 건네주던 역할, 그리고 축구와 농구 등에서 하이파이브 등이 금지되고 있다"고 설명했고, 이런 변화는 국내 프로스포츠에서도 적용되고 있다.
 
21일 무관중으로 연습경기를 시작한 프로야구의 경우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선수들간의 악수나 하이파이브, 경기 도중 침을 뱉는 행위를 금지시켰다. 선수들은 하이파이브를 하는 대신 박수를 치거나 팔꿈치를 부딪히는 것으로 대신했다. 경기 전후 상대팀 선수들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던 모습도 사라졌고, 심판과 판독 요원들은 마스크에 장갑을 끼고 비디오 판독을 실시했다. 개막을 앞둔 K리그가 유심히 지켜봐야 할 장면들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축구는 몸싸움이 심한 종목의 특성상 선수들끼리 악수를 나누거나 어깨를 토닥이고 끌어안는 등 신체 접촉이 많은 편이다. 그러나 리그가 개막하고 무사히 진행되기 위해선 몸에 밴 습관들을 내려놔야 한다. 개막 전까지 악수 등 신체 접촉을 최대한 줄이고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는 방안의 경기 운영 방침이 필요한 이유다. 중계나 취재 환경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 연맹이 연습경기를 허용하고 그에 따른 취재 가이드라인을 새로 배포한 20일 이후로도 대부분의 구단은 취재나 대면 인터뷰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또 비시즌 기간 동안 홈 구장인 스틸야드 일부 구역을 새로 단장한 포항 스틸러스는 아예 기자실에 비대면 인터뷰가 가능한 모니터를 설치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점진적인 관중 입장이 허용된다 해도 구단들의 고민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유관중 경기 때도 최소 1.5m에서 2m 가량 안전거리를 확보하는 방안을 골자로 한 매뉴얼에 따라야 하는 만큼 지정 좌석을 어떻게 배치해야 할 지 머리가 복잡하다. 시즌권 환불과 경기장 내 스폰서 광고 문제 등도 해결이 필요하다. 팬들도 어느 정도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입장시 문진표 작성과 발열 체크 등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입장 전 사전조치를 유지하고, 관중들도 마스크 착용, 서포팅 자제 등 자발적인 참여로 안전 수칙을 준수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처럼 여러모로 예전과 다른 시즌을 앞두고 있지만, 축구 없는 봄에 지쳐있던 팬들에겐 K리그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이 그저 반갑기만 하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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