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아이들에게 경영권 물려주지 않겠다"
일간스포츠

입력 2020.05.06 17:08

김두용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대국민 사과를 위한 기자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대국민 사과를 위한 기자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4세 경영권 승계는 없다’고 못 박았다.    
 
이재용 부회장은 6일 오후 3시 서울 삼성전자 서초 사옥에서 진행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 무거운 표정으로 들어섰다. 사과의 의미를 담은 90도 인사를 모두 세 차례나 하면서 경영권 승계, 노사 문제, 시민사회 소통과 준법 감시 등에 대한 입장문을 전했다.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 논란에 대해 사과하며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 물려주지 않겠다”며 “예전부터 생각하고 있었지만 제 자신이 제대로 평가 받기도 전에 승계 논하는 것이 무책임하다는 판단에 얘기하지 않았지만 이 자리에서 약속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 에버랜드와 삼성SDS 사건에서 시작된 승계 문제에 대한 질책에 대해서는 “근본적으로 이 문제에서 비롯된 게 사실이다. 이제 더 이상 논란을 일으키지 않겠다. 헌법은 물론이고 윤리적으로 지탄받는 일을 하지 않겠다”며 “회사 가치를 높이는 일에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2014년 아버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쓰러진 뒤 회사 경영을 맡게 된 그는 “높게 도약하는 새로운 삼성이 되기 위해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 최고 수준의 경영만이 현재의 절박한 위기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다”며 “이것이 저에게 부여된 책임이자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그 역할을 충실할 때 삼성은 계속 삼성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부회장은 ‘무노조 경영’ 포기도 공식화했다. 그는 “삼성의 노사 문제는 시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책임을 통감한다”며 “그동안 삼성 노조 상처 입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90도로 숙여 사과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삼성이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게 하겠다. 노사의 화합과 상생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부회장은 시민사회 소통과 준법 감시도 거듭 다짐했다. 그는 “시민사회와 언론은 감시와 견제가 그 본연의 역할이다. 외부의 질책과 조언을 열린 자세로 경청할 것이다. 낮은 자세로 먼저 한걸음 다가서겠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준법은 결코 타협할 수 없는 가치다. 저부터 준법을 거듭 다짐하겠다. 준법이 삼성의 문화로 확고하게 뿌리내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서초동 사옥에서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서초동 사옥에서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출범한 삼성준법감시위원회에 대해서 “저와 관련한 재판이 끝나더라도 독립적인 위치에서 계속 활동할 것이다. 그 활동이 중단 없이 이루어지도록 하겠다”며 독립성 보장을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의 오늘은 과거에는 '불가능해 보였던 미래'다. 임직원 모두의 헌신과 노력, 그리고 많은 국민들의 성원도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하며 10분간의 입장문 발표를 마쳤다. 기자들의 질문은 별도로 받지 않았다.    
 
이 부회장의 이번 대국민 사과는 준법감시위의 지난 3월 11일 권고에 따라 이뤄졌다. 
 
이번 대국민 사과는 당초 입장문만 발표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사과의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이 부회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직접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는 2015년 6월 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삼성서울병원의 책임과 관련해 직접 사과한 뒤 5년 만이다. 
 
이 부회장은 현재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한 뇌물공여 혐의에 대한 파기환송 재판을 받고 있으며, 재판부의 권고에 따라 준법감시위를 출범시켰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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