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에 신장 매매’...빈민층 데려다 야산서 시술, 中 전역 불법 장기 밀매 조직
일간스포츠

입력 2020.05.08 15:09

신장을 적출한 뒤 리루이의 배 왼쪽에 약 20cm의 칼 자국이 남았다. [신경보 캡쳐]

신장을 적출한 뒤 리루이의 배 왼쪽에 약 20cm의 칼 자국이 남았다. [신경보 캡쳐]

 
중국 허베이(河北)성에서 불법 장기 밀매 조직이 적발됐다. 이 조직은 인터넷과 메신저로 대상자를 모집한 뒤 버려진 공장에서 신장을 적출해 비밀리에 팔아 넘겼다. 8일 중국 신경보(新京報)에 따르면 이들은 공여자 모집책, 접선책, 시술 의사와 마취사, 간호사, 운반책 등으로 분업화돼 있었으며, 중국 전역에서 활동하는 지하 조직이었다.

 
 
지난해 장기 밀매 조직에 신장을 판 리루이(23). 그는 대가로 단돈 4만5000위안(850만원)을 받았다.[신경보 캡쳐]

지난해 장기 밀매 조직에 신장을 판 리루이(23). 그는 대가로 단돈 4만5000위안(850만원)을 받았다.[신경보 캡쳐]

 
쓰촨(四川)성 출신 리루이(李瑞·23)는 지난해 11월 중국 메신저 QQ를 통해 장기 밀매 조직과 연결됐다. 중고차 판매소에서 월 4000위안(68만원)을 받고 일하던 그는 중고차를 판 돈 5만위안(850만원)을 떼이면서 급전이 필요했다. 메신저 단체방에 빨리 돈이 필요하다는 글을 올린 지 사흘만에 한 남성이 그를 초대했고, 신장 매매를 제안했다.  
 
허베이성 신허(新河)현 검찰 기소장에 따르면 리루이에게 연락한 사람은 중개업자 샤오핑(肖平)이었다. 샤오핑은 검찰 조사에서 2015년부터 공여자를 물색, 신장 매매를 중개해 왔다고 진술했다. 리루이가 신장 하나를 떼어주는 대가로 샤오핑이 주겠다는 돈은 4만5000 위안(760만원)이었다. 돈이 너무 적다고 생각했지만 리루이는 하겠다고 답했다.  
 
밀매조직은 다음날 곧바로 리루이에게 우한(武汉)시로 오라고 했다. 우한역 인근의 한 여관에 도착하자 그를 기다리던 한 남성이 그를 데리고 다시 산둥성 지난(濟南)시로 이동했고, 기차역 근처의 한 병원에서 리루이는 혈액ㆍ소변 검사, 복부 초음파 촬영 등 검진을 받았다. 그러자 또 다른 남성이 나타나 그를 허베이성 난궁(南宮)시로 데려갔다. 신장을 사기로 한 슈캉(舒康·22)을 이 곳에서 만났다.
 
 
불법 수술이 이뤄진 공장 건물 뒷편. 문과 창문이 모두 막혀 있다. [신경보 캡쳐]

불법 수술이 이뤄진 공장 건물 뒷편. 문과 창문이 모두 막혀 있다. [신경보 캡쳐]

 
두 사람은 눈을 가린 채 승합차에 실려 1시간 가량 떨어진 한 야산의 허름한 벽돌 건물에 도착했다. 잡초가 무성하고 인적이 없는 버려진 공장이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수술복을 입은 의료진이 대기하고 있었다. 이중 한명이 낮은 목소리로 “‘신장 적출 수술을 할 것인가?’라고 물었다”고 리루이는 말했다.  
 
 
현장에 남아 있던 각종 신장 이식 수술 도구. [신경보 캡쳐]

현장에 남아 있던 각종 신장 이식 수술 도구. [신경보 캡쳐]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산둥성 천불산(千佛山) 병원 의사 2명과 마취사, 간호사였다. 의료 행정 시스템에 등록된 정식 의사들이 불법 장기 밀매 조직에 가담한 것이다. 수술이 끝난 뒤 리루이와 슈캉은 아직 복부 출혈이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승합차로 산둥성 지난시로 옮겨졌고 한 요양병원에 도착했다. 7일간 머무른 뒤 병원을 나서면서야 100위안(1만7000원)짜리 지폐 다발로 몇 묶음을 손에 쥘 수 있었다.  
 
검찰은 밀매 조직이 신장을 50만~60만 위안(8500만~1억 200만원)에 거래했으며 모집책과 중개업자들에 1만5000~2만위안(255만~340만원)을, 시술 의사에게 5만 위안(850만원)을 떼어줬다고 설명했다. 2019년 9월~11월까지 석달 간 확인된 피해자는 9명이다.  
 
 
밀매조직과 불법 의료진 등 14명이 허베이성 법원에서 재판을 받는 모습 [신경보 캡쳐]

밀매조직과 불법 의료진 등 14명이 허베이성 법원에서 재판을 받는 모습 [신경보 캡쳐]

 
리루이는 신경보에 “당시에 돈이 없었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는다”면서도 “지금도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밤을 새거나 격렬한 운동을 할 수는 없다. 달리면 배 안쪽이 칼로 찔린 듯 아프다”고 말했다. 신허현 법원은 최근 밀매총책과 의사, 모집책 등 14명에 대해 4~7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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