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12-3으로 승리했다. 개막 시리즈에서 롯데에 3연패를 당한 뒤 디펜딩챔피언을 상대했다. 전망이 어두웠지만, 달라진 경기력을 보여줬다. 선발투수로 나선 소형준은 고졸 신인. 이 경기가 데뷔전이었다. 그가 초반 2실점을 버텨내고 선전하자 선배들이 부응했다.
일단 그동안 답답했던 타선이 불을 뿜었다. 롯데전에서는 초반 리드는 지원했지만 대량 득점은 없었다. 그러나 두산 선발 유희관과 불펜투수 최원준을 상대로 한 이닝(5회)에만 6점으을 냈다. 벤치의 대타 작전이 통했다. 선발 2번 타자던 김민혁 대신 조용호를 투입했고, 그가 선두타자 안타로 출루했다. 이어 나선 강백호와 유한준도 안타를 쳤다. 앞선 두 타석에서 모두 안타를 친 로하스까지 가세했다. 유희관을 강판시켰다.
하위타선도 힘을 냈다. 황재균은 삼진 아웃됐지만, 장성우가 우전 적시타를 쳤고, 배정대까지 주자 2명을 불러들이는 우전 안타를 쳤다. KT가 7-2로 앞섰다. 넉넉한 지원 속에 소형준도 5회를 실점 없이 막아냈다.
타선만큼이나 수비도 좋았다. 전날(7일) 롯데전에서는 8회에 1루수와 좌익수가 연속 송, 포구 실책을 하며 추격 불씨를 밟았다. 그러나 이 경기는 달랐다. 일단 유격수 심우준. 리드오프로 나서고 있지만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해서 부담이 큰 상황이었지만, 수비 지원은 넉넉했다. 2회말 1사 1·3루에서 정수빈의 느린 타구를 숏바운드에서 잡아 1루 주자를 아웃시켰다. 3루 주자의 득점은 허용했지만 대량 실점을 막는 수비였다. 심우준은 4회 2사 뒤에도 허경민의 타구를 앞선 2회 수비처럼 해내며 아웃카운트를 지원했다.
전날 실책을 한 강백호도 이 경기에서는 달랐다. 수 차례 강습 타구가 향했지만 무난히 막아냈다. 5회말 두산 선두타자 정수빈의 강습 타구를 잡아내 직접 베이스를 밟은 장면은 강한 인상을 남겼다. KT가 역전한 뒤 맞이한 수비에서 선두타자가 출루했다면 소형준도 흔들릴 수 있었다.
2루수 박경수도 좋은 수비를 했다. 소형준이 이어진 상황에서 호세 미구에레 페르난데스에게 우전 2루타를 맞고 실점 위기에 있던 상황에서 오재일의 느린 타구가 자산에게 향하자 옆동작으로 포구한 뒤 러닝 스로우로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소형준의 5이닝 2실점을 지원했다.
굳이 순위를 꼽자면 포수 장성우가 1등이다. 소형준은 연습경기 첫 등판(한화전)이 끝난 뒤에 "(장)성우 선배의 사인에 한 번도 고개를 젓지 않았다"고 했다. 장성우는 초반 실점으로 흔들리던 신인 투수가 제 페이스를 찾도록 기여했다. 5회에는 2타점 우전 적시타까지 때려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