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김도훈 감독 "감독 때문에 우승 못한다는 말, 겸허히 받아들인다"
일간스포츠

입력 2020.05.12 06:01

최용재 기자

지난시즌 받은 상처, 돌아보고 반성하며 더 많은 준비했다

 
김도훈 울산 현대 감독에게 지난시즌은 '상처투성이'였다.
 
울산은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며 전북 현대와 역대급 우승레이스를 펼쳤다. 그러다 울산은 마지막에 허무하게 무너졌다. 최종전에서 포항 스틸러스에 1-4 참패를 당하며 전북의 역전 우승을 허용했다. 전북과 승점은 79점으로 같았지만 다득점(전북 72골·울산 71골)에서 밀렸다. 그것도 1골 차. 이 안타까운 준우승의 화살은 김 감독에게 집중됐다. 김 감독은 큰 비난을 받았다. 일부 축구 팬들은 "울산은 김도훈 감독 때문에 우승을 하지 못한다"고 정의를 내렸다. 
 
이 정의는 2020시즌에도 이어지고 있다. 울산이 이청용, 조현우 등을 영입하며 역대급 스쿼드를 꾸렸지만 '감독이 김도훈'이라는 반응은 사라지지 않았다. 즉 감독이 김도훈이기 때문에 역대급 스쿼드를 꾸려도 울산은 우승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지도자에게는 너무나 상처가 큰 말이다. 
 
지난 9일 울산문수축구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0' 1라운드 상주 상무와 경기에서 울산은 4-0 대승을 거뒀다. 우승후보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줬다. 그렇지만 한 경기 대승으로 김 감독을 향한 시선이 완벽히 바뀔 수는 없다. 김 감독 역시 이 반응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이 반응을 뒤집기 위해 치열하게 준비하고 있다. 
 
상주전 다음 날 울산에서 만난 김 감독에게 이 치열한 준비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그동안 꺼내지 못했던 속깊은 이야기를 털어놨다. 자신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에게 진심을 전했다. 
 
9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1라운드 울산 현대와 상주 상무의 경기를 지켜보는 김도훈 감독의 모습. 한국프로축구연맹

9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1라운드 울산 현대와 상주 상무의 경기를 지켜보는 김도훈 감독의 모습. 한국프로축구연맹

 


-지난시즌 상처깊은 일들이 많았다. 




"내가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작년 마지막에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어디 나가지 않고 집에만 있었던 것 같다.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올해는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축구를 못하는 바람에 축구에 대한 고마움도 더 커지게 됐다."
 


-코로나19로 경기 수가 줄어 더블스쿼드를 갖춘 팀들이 불리할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  




"아무래도 그럴 수 밖에 없다고 본다. 경기 수가 줄어들면서 좋은 선수들이 나갈 기회가 줄어들어 아쉽다. 하지만 더 좋은 스쿼드로 집중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대처를 해야 한다. 리그와 함께 AFC 챔피언스리그, FA컵에 총력을 기울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전북이 K리그 최초 4연패에 도전하고 있다.




"누군가는 전북의 독주를 저지해야 한다. 울산이 그 역할을 하고 싶다. 울산 역시 목표는 우승이다. 전북을 저지한다기 보다는 울산의 경쟁력과 울산의 강한 모습을 꾸준히 보여준다면 자연스럽게 정상에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포항은 어떻게 보나.




"좋은 승부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라이벌 관계인 팀이다. 동해안 더비는 전술과 기술보다 정신적인 부분이 크게 작용한다. 포항에 고전했다. 작년에도 그랬다. 이를 탈피하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다. 올 시즌 동해안 더비는 더 강한 동기부여가 생길 수 있다. 준비를 잘 할 것이다."
 
9일 상주 상무와 경기에 나선 울산의 베스트 11. 한국프로축구연맹

9일 상주 상무와 경기에 나선 울산의 베스트 11. 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 멤버가 너무 좋다. 




"내가 '레알 성남' 시절을 경험해봤는데 그 정도의 스쿼드라고 생각을 한다. K리그 어떤 팀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한다. 이름값뿐 아니라 선수들의 마음과 자세도 K리그 최고라고 본다. 기대감이 크다."
 


-베스트 11 결정, 행복한 고민이다.




"행복한 고민 맞다. 이런 멤버들과 함께 하는 감독이라 영광이다. 이런 팀에서 할 수 있어 행복하다. 최상의 몸상태를 가진 선수들을 베스트로 쓸 것이다. 정해진 베스트는 없다. 모든 것은 훈련을 통해 결정된다. 상대에 따라 전술에 따라 선수 변화를 주려고 한다. 내용과 결과를 모두 가져올 수 있는 멤버다. 팬들을 충족시킬 자신이 있다."
 


-윤영선, 고명진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후보다.




"정말 좋은 선수들이다. 언제든지 제역할을 해낼 수 있는 선수들이다. 경기에 나서지 못할 때는 선수와 이야기를 한다. 거짓없이 솔직하게 모든 이야기를 한다. 상대에 따라 때로는 기술적인 선수가 필요하고, 때로는 투쟁적인 선수가 필요하다. 이런 부분을 모두 이야기한다. 이해할 수 있도록,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이청용이 좋은 모습을 보였다. 




"말이 필요 없는 선수다. 볼을 가지고 하는 움직임은 정말 최고다. 유럽의 경험을 보여주고 있다. 훈련 자세도 다른 선수들에게 귀감이 된다. 경기 전날 청용이에게 부담 가지지 말고 즐겁게 하자고 했는데 첫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경기장에서 가장 쉽게, 가장 잘 하는 그런 선수다. 축구 외적으로도 완벽하다." 
 


-올림픽을 기다리는 이동경, 원두재도 선발로 나서지 못했다. 




"두 선수 모두 좋은 선수다. 앞으로 기회를 많이 줄 생각이다. 동경이는 상대가 힘이 떨어졌을 때 조커로 정말 좋은 자원이다. 물론 선발 기회도 많을 것이다. 두재는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위해 꼭 필요한 선수다. 신진호와 윤빛가람이 공격적 성향이 강한 반면 두재는 더욱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비욘 존슨에 대한 기대감은.




"주니오가 잘 해주고 있다. 그렇지만 주니오가 채우지 못하는 것이 있어,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존슨을 데려왔다. 연습경기 때마다 골을 터뜨리고 있다. 실력이 있는 선수다. 아직 적응할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걱정은 하지 않는다. 긍정적인 선수다. 자신의 강점을 부각시킨다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감독 때문에 우승하지 못한다는 말에 대하여.




"나만 잘 하면 된다. 결과에 대해서는 감독이 책임을 지는 거다. 작년 우리 선수들은 정말 잘해줬다. 나에 대한 그런 말들은 울산에 대한 애정이 있기에 나오는 말들이다. 이런 말들이 나를 발전시키는 계기가 된다. 또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내가 모자라고 부족하니 더 채우라고, 더 노력하라고 하는 말들이다. 나는 완벽하지 않다. 그렇지만 완벽을 이루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이런 말들은 나에게 완벽을 추구하라는 말로 받아들이고 있다. 맞는 말이다. 잘 받아들여서 더 발전하도록 노력하겠다. 팬들이 바라는 우승에 대한 열망, 이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결과로 보여주는 방법뿐이다."
 
울산=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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