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53) 두산 감독이 비디오판독 결과에 항의하다가 퇴장을 당했다. 이 상황은 논란이 될 전망이다.
두산과 롯데의 시즌 3차전이 열린 14일 부산 사직구장. 롯데가 1회말 공격에서 민병헌의 홈런, 안치홍의 적시타로 2득점을 하며 앞선 상황에서 경기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가 생겼다.
상황은 이랬다. 두산은 2회초 공격에서 선두타자 김재환이 우중간 2루타를 치며 출루했다. 후속 타자는 최주환. 볼카운트 1-2에서 롯데 선발 박세웅의 4구를 스윙했다. 오훈규 구심은 삼진 콜을 했다.
그러나 최주환은 타석을 떠나지 않았다. 공이 배트에 스쳤다며 벤치를 향해 비디오판독을 요청했다.
방송사 중계 리플레이를 보면 미세한 움직임이 보인다. 무관중 경기장이기에 파열음도 명확하게 들렸다. 이 상황에서 정확한 판정은 포수가 공을 바로 잡았는지, 바운드가 된 뒤 잡았는지다. 구심은 잠시 롯데 포수 정보근과 얘기를 하더니 삼진으로 판정을 한 것이다.
최주환은 납득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리고 벤치를 향해 비디오판독을 요청하라고 신호했다. 3분 뒤 나온 결과는 원심 유지.
김태형 두산 감독이 그라운드로 향했다. 주심에게 어필했다. 4심이 모두 모였다. 비디오판독 결과로는 항의할 수 없다. 경기를 지연시키면 퇴장이다. 김태형 감독은 감수한 듯 보였다. 결국 퇴장.
오훈규 구심은 정보근에게 바운드 여부를 물었다. 중계를 통해 대화 소리가 전해졌다. 롯데 포수는 당연히 "노바운드였다"고 말했다. 오 구심은 "안 맞은 거 같은데"라고 되물었다가 선수가 같은 답을 하자 헛스윙 삼진 판정을 내렸다. 클리닝 타임에 구단 관계자가 확인된 입장이다. 심판진은 최초에 파울팁이 아닌 헛스윙 삼진으로 판정했다.
두산 관계자는 "벤치에서 최주환이 스윙을 한 뒤 공이 맞는 소리를 들었고, 파울이라고 판단을 했다. 이 가정 아래서 바운드 여부를 판독을 신청했다"고 전했다.
오훈규 구심은 바운드 여부를 물어봤다. 자신도 타격음을 인지했다는 의미다. 앞뒤가 맞지 않는 상황이다. 바운드가 되지 않았다면 파울팁 삼진이고, 공이 지면에 닿았다면 파울이다. 바운드 여부를 물어 봤는데 파울이나 파울팁 삼진이 아닌 헛스윙 삼진으로 판정을 내렸다.
비디오판독 센터에서는 공이 배트에 맞았는지 아닌지를 판단한 모양새다. 이 지점은 신청을 한 벤치와 심판 모두 명확한 설명을 하지 못한 모양새다. 두산은 그저 네모 표시만 지었다. 심판진도 마찬가지다. 대기심은 롯데 관계자를 통해 "(판독을)신청을 하면 종합적인 상황을 판단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두산은 공의 바운드 여부를 알고 싶었지만, 판독 센터는 공이 배트에 맞았는지 아닌지에 주시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화면을 통해서는 명확하게 알기 어려웠다. 비디오 판독 센터는 화면을 통해 현장의 소리는 들을 수 있지만 대부분 화면으로 판독을 내린다.
무관중 경기로 인해 타격음을 벤치에서 명확하게 알 수 있었고, 당연히 파울을 전제로 판정을 신청했다. 세부적인 요청은 하지 않았다. 심판도 확인하지 않았다. 판독 센터는 통상적인 삼진 여부만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심판의 행동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선수에게 바운드 여부를 확인한 자체가 촌극이다.
그러나 판독 변수는 결과적으로 두산에 도움이 됐다. 경기 재개 직후, 김재호가 3루 방면 땅볼을 쳤다. 롯데 3루수 한동희는 3루에 근접한 2루 주자 김재환을 태그하려다가 팔이 닿지 않자, 뒤늦게 1루 송구를 했다. 이마저도 베이스를 벗어났다. 1루수 이대호가 포구에 실패했다. 공이 파울 지역으로 흘렀고, 그사이 김재환은 홈을 밟았다.
후속 타자 허경민이 3루 땅볼을 쳤을 때, 주자 김재호는 2루를 밟았다.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출장한 정상호가 좌전 안타를 치며 김재호를 홈으로 불러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