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천적'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다. 키움 이정후(22)가 삼성 최채흥(25)을 상대로 압도적인 상대 전적을 이어갔다.
14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삼성전. 관심이 쏠린 매치업 중 하나가 이정후와 최채흥의 맞대결이었다.
이정후는 이날 경기 전까지 최채흥을 상대로 통산 타율 7할(10타수 7안타)을 기록했다. 10타석 동안 삼진이 단 하나도 없고 2루타, 3루타, 홈런을 각각 하나씩 때려냈다. 지난 시즌으로 범위를 좁히면 상대 타율은 0.750(8타수 6안타)으로 더 올라간다. 통산 타율이 0.330을 넘는 이정후는 리그를 대표하는 교타자다. 콘택트 능력이 수준급인데 유독 최채흥만 만나면 타격감이 더 뜨겁게 달아올랐다.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이정후는 올해 첫 최채흥과 맞대결에서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이날 1회 첫 타석에선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됐지만 이후 연속 안타를 때려냈다. 1-4로 뒤진 3회 1사 1루에서 우익수 방면 1타점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키움은 이후 2루타 2개로 2점을 추가해 4-4 동점에 성공했다.
5회 세 번째 타석에선 1사 후 우중간 안타로 또 한 번 1루를 밟았다. 최채흥이 6회까지 소화한 뒤 마운드를 내려가 네 번째 맞대결은 성사되지 않았지만 맞대결 타율은 0.692(13타수 9안타)로 7할에 육박했다.
공교롭게도 승리는 최채흥이 챙겼다. 최채흥은 6이닝 6피안타 7탈삼진 4실점하며 시즌 2승째를 기록했다. 승리는 따냈지만 '이정후 공략'이라는 숙제를 또 한 번 확인한 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