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일감 몰아주기 의혹 공정위와 공방전, 향후 쟁점은?
일간스포츠

입력 2020.05.22 07:00

김두용 기자
 
순탄해 보였던 한화그룹의 경영 승계 과정에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제동을 걸었다.   
 
10대 그룹 중 최장수 CEO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3형제인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삼남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의 경영 승계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화그룹의 3세 경영 승계는 김 부사장의 석유화학·태양광·첨단소재 부문, 김 상무의 금융계열사 부문, 김 전 팀장의 건설·레저·유통 부문 세 축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공정위는 한화그룹의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한 제재 심의절차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2015년부터 예의주시했던 한화그룹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지난 15일 보냈고, 한화그룹이 이를 검토하고 있다. 10대 그룹에 속하는 대기업이 제재 절차에 들어간 건 한화가 처음이라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정위는 김 회장의 아들 3형제가 지분을 100% 보유한 기업에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준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 계열사들이 다른 사업자와 거래하는 것보다 높은 가격에 매입하는 방식으로 한화S&C에 이익을 몰아줬다는 것이다. 한화S&C는 3형제가 지분 100%를 갖고 있던 시스템 통합(SI) 계열사다. 공정위는 지난 2018년 한화 본사 사옥에 직원을 보내 한화S&C를 비롯한 6개사를 현장 조사하기도 했다.  
 
한화S&C는 그룹 계열사의 전산 시스템 관리와 전산장비 구매를 2001년부터 일괄 대행해왔다. 공정위는 이 과정에서 계열사들이 높은 가격으로 매입하는 방식으로 한화S&C에 이익을 몰아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화S&C는 2018년 한화시스템과 합병하기 전까지 5000억원 내외의 매출액 절반 이상을 계열사 간 거래를 통해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는 “삼성이 에버랜드를 통해 그랬던 것처럼 한화S&C도 그룹 차원에서 세 아들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한화S&C에 일감을 몰아준 게 아니냐”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번 심의의 쟁점은 계열사들의 과도한 금액 지원 여부와 예외성 적용 여부로 꼽히고 있다. 이를 두고 공정위와 한화그룹 간 팽팽한 대립이 예상되고 있다. 보통 SI 계열사의 경우 긴급성과 보안성, 효율성 측면에서 일감 몰아주기의 예외성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의 경우 아무래도 기술정보 보호 등을 위해 보안을 최중점적으로 여기는 데다 절차와 단계의 단순화 등 효율성도 중시하기 때문에 SI를 대체로 계열사에 맡기는 경향이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아 다툴 여지가 많다. 4주 내 의견서를 제출하고 공정위 전원 회의에서 절차대로 소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하반기경 전원 회의를 열어 이 사안을 심의·의결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가 검찰 고발까지 고려하고 있고, 한화도 소송까지 간다는 입장이라 법원 다툼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업계는 “서비스업종은 부당 이익 산정이 쉽지 않다. 공정위 의결서가 경영권 승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화는 일감 몰아주기 지적을 해소하기 위해 2017년 한화S&C를 에이치솔류션과 한화S&C로 쪼갠 뒤 40%가 넘는 지분을 매각했다. 현재 3형제의 한화시스템 지분은 에이치솔루션이 가지고 있는 13.41%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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