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 is] 아파트 대신 오피스텔? "똘똘한 오피스텔 못 잡으면 쪽박"
일간스포츠

입력 2020.06.08 07:00

서지영 기자
서울 마곡지구 오피스텔 전경

서울 마곡지구 오피스텔 전경

 
최근 오피스텔 업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거래량이 급증하는가 하면, 수백 대 일에 달하는 청약 경쟁 사례도 쏟아지고 있다. 정부가 아파트 관련 규제를 강화한 데 이어 기준금리까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추면서 풍부한 유동성이 오피스텔에 몰린 것으로 보인다.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하다. 하지만 업계는 '묻지마식' 오피스텔 투자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감가상각이 크고, 입지와 건설사에 따라 수익성 차이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아파트 누르니 오피스텔이 튀네

 
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1~4월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은 5만3068건으로 전년 동기 4만5297건 대비 약 17.16% 증가했다. 특히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이 기간 약 18.21%(3만1969건→3만7789건)로 거래량이 늘어났다. 
 
뻥뻥 터진다. 지난 3월 이후 분양한 신규 오피스텔은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역 푸르지오 시티'는 1630실 모집에 1만4405건이 몰리면서 평균 8.84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나타냈다. 부산 수영구 '해링턴타워 광안디오션'은 546실 모집에 2만4659건이 접수돼 평균 45.163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가도 치솟고 있다. 
 
지난달 분양한 현대엔지니어링의 '힐스테이트 청량리 더퍼스트' B블록 전용면적 84㎡ 오피스텔 분양가는 10억5300만~11억7697만원 수준이다. 그런데 지난해 인근에 분양했던 주상복합아파트 롯데캐슬 SKY-L65의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8억4620만~10억5970만원이었다. 오피스텔 분양가가 주변 주상복합아파트보다 비싸다는 소리다. 
 
 


오피스텔 인기, 왜?
 
업계는 오피스텔의 인기를 강화된 아파트 규제와 낮은 기준금리에서 찾는다. 
 
현 정부는 '투기수요 근절, 맞춤형 대책, 실수요자 보호'라는 3대 원칙을 세우고 아파트를 중심에 둔 강력한 부동산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8월부터 수도권‧광역시 비규제지역 분양권 전매를 기존 6개월에서 '소유권 이전 등기 시'로 바꾼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아파트 시장은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반면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달리 규제가 덜하다. 아파트와 달리 청약통장, 거주지 제한, 주택 소유 여부에 상관없이 국내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이면 청약접수가 가능하다. 계약 후 바로 전매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돈은 차고 넘친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8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0.5%로 0.25%p 하향 조정했다. 국내 기준금리가 0%대에 들어선 것은 역대 처음이다. 
 
오피스텔은 낮은 예·적금 금리 시대에 매력적인 투자처다. 지난 5월 기준 은행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기준 제1금융권 정기예금 1년 기본 금리는 최대 1.45%다. 
 
반면,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국 오피스텔 평균 수익률은 올해 4월 기준 5.44%였다. 은행 예금 금리보다 3배 이상 수익률이 높다. 아파트에 투자하지 못하고 헤매던 시중 자금이 오피스텔로 몰리게 된 배경이다.
 
 


청약 미달ㆍ월세 감소도 뚜렷
   
모든 오피스텔이 잘 나가는 건 아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분양된 16곳의 오피스텔 중 8곳의 청약 접수가 미달했다. 지난 4월 분양한 신제주 연동 A 오피스텔의 경우 441실 중 불과 31실만 청약자가 나섰다. 
 
전남 나주시에서 분양한 500실 규모의 B 오피스텔은 84㎡형 4실 모집에 단 한 명도 청약하지 않았다. 인천 서구 청라동에 들어설 C 오피스텔 역시 대부분 청약 미달했다. 경기 고양시 덕은지구에 들어설 D 오피스텔은 브랜드 건설사가 지었지만 청약이 미달해 체면을 구겼다. 
 
연 단위 수익률도 점차 감소 중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지난 2018년 3월 2억2335만원에서 올 3월 2억2926만원으로 591만원 올랐다. 그러나 수익률은 0.11% 감소했다. 매매가격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지만, 수익률은 하락하고 있다.
 
오피스텔은 시간이 지날수록 감가상각이 크다. 신축은 반짝 관심을 받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월세는 물론 자산 가치도 떨어진다.   
 
일산서구 대화동의 '킨텍스꿈에그린' 오피스텔은 전용 84㎡가 지난 4월 5억6400만원에 매매됐다. 이는 지난해 비슷한 매물보다 1억원 가까이 오른 수준이다.  
 
반면 지어진 지 10년이 넘은 오피스텔은 매매가가 꾸준히 하락해 전세가가 매매가를 추월하는 경우가 일부 나타났다. 일산동구 백석동에 위치한 오피스텔 '백석역동문굿모닝힐'은 지난 4월 전용 35㎡가 1억3000만원에 팔렸다. 그런데 같은 달 같은 조건의 평형의 전세가 1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매매가보다 전세가가 1000만원 높은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인근 '브라운스톤 일산'도 전용 57㎡가 이달 1억7500만원에 전세 계약이 맺어졌다. 이 평형의 가장 최근 매매가는 1억6900만원이었다. 전세가보다 600만원이 싼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피스텔은 건축법상 업무시설로 분류되어 주택이 아니다. 아파트보다 주거환경이 열악하고, 주기적인 공급 과잉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등 단점도 큰 투자처"라고 말했다. 
 
 


똘똘한 오피스텔 고르는 법
 
뚜렷한 '암'이 존재하지만, 당분간 오피스텔 열기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분양 일정이 꽉 들어차 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옛 메리츠종합금융 자리에 들어서는 주거형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여의도' 210실은 이달 중순 분양된다. 여의도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힐스테이트 브랜드여서 관심이 높다. 
 
이 밖에 경기도 의정부시 '힐스테이트 의정부역'(60실), 경기도 하남시 '위례신도시 제일풍경채'(250실), 인천시 부평구 'e편한세상 시티 부평역'(1208실), 광주광역시 북구 '더샵 광주포레스트'(84실) 등의 오피스텔이 분양 예정이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서울 오피스텔은 매매가격과 전셋값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지방은 다른 양상이다. 오피스텔 시장에도 지역별 양극화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럴 때일수록 오피스텔도 상가처럼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조 연구원의 생각이다. 조 연구원은 "오피스텔은 감가상각이 상대적으로 큰 수익형 부동산이기 때문에 일부 특정 지역을 제외하고 시세차익을 얻기 어려운 상품"이라며 "소액 임대이익을 얻기 위한 투자는 위험성이 덜하지만 최근 신축 오피스텔도 늘고 있어 시세차익을 위한 투자는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교통, 입지, 평면 등 상품구성을 살펴봐야 하고 시공사와 건설사도 어디인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발품도 필수다. 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교수는 "오피스텔은 매월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얻는 수익형 부동산이기 때문에 수익률이 생명"이라며 "투자하기 전에 중개업소 3곳 이상을 방문해 수익률을 교차 체크하는 것이 좋다. 오피스텔을 분양받는 경우에는 주변에 있는 경쟁상품의 매매가격 및 임대료 시세 등을 사전에 비교해야 한다"고 칼럼을 통해 조언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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