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휴식' 끝에 재개된 독일 분데스리가2(2부리그) 무대에서 뛰고 있는 이재성(28·홀슈타인 킬)이 유럽 진출 두 시즌 만에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이재성은 9일(한국시간) 독일 함부르크의 폴크스파르크슈타디온에서 열린 2019~2020시즌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2 30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 풀타임을 소화하며 1골 1도움을 터뜨렸다. 이재성의 올 시즌 시즌 10호 득점, 7호 도움이다. 이재성은 정규리그 30경기 출전 9골 6도움, 독일축구협회컵(DFB포칼) 2경기 1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리그가 중단됐다가 재개된 지난달 16일, 레겐스부르크와 26라운드 경기에서 '리그 재개 1호골'을 터뜨린 이후 4경기 만의 득점이기도 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마치고 홀슈타인 킬로 이적한 이재성은 유럽 무대 진출 두 시즌 만에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유럽 데뷔 첫 시즌이었던 지난 시즌도 31경기 5골 10도움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올 시즌은 코로나19로 시즌이 중단되는 악재 속에서도 더 꾸준한 활약을 보여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날 이재성이 터뜨린 골은 팀이 2-3으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었던 후반 추가시간 터진 극적인 동점골이라 영양가가 더 높았다.
팀은 이날 무승부로 승점 1점을 더하긴 했으나 10승9무11패(승점39)로 9위에 머물러있다. 그러나 재개 1호골과 극적 동점골로 깊은 인상을 심어준 이재성은 공격형 미드필더와 최전방 공격수를 오가며 측면 공격에 중앙 미드필더까지 소화하는 등 다양한 포지션을 두루 맡을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로 많은 팀들의 관심을 받는 중이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유럽 빅리그들이 재개를 앞둔 시점에서, 각 리그마다 주요 선수들의 이적설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이재성 역시 팀을 옮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가깝게는 독일 분데스리가 1부, 그리고 독일이 아닌 스페인, 프랑스, 잉글랜드 팀들도 이재성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부라곤 해도 진출 첫 시즌부터 큰 어려움 없이 유럽 무대에 적응하고, 공격 포인트를 쌓아가며 다재다능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만큼 이재성 역시 더 큰 무대에 도전하길 바라고 있다. 홀슈타인 킬과 계약 기간은 2021년 6월까지로, 최근 팀이 재계약을 제안했지만 이재성 측은 이를 거절하고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재정적 타격을 입은 구단 사정상, 이적료를 위해선 이재성을 적극적으로 붙잡기도 어렵다. 착실하게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린 이재성이 빅리그의 문을 두드릴 날이 머지 않은 듯 보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