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관중석 지키는 열혈팬 아바타, 해외서도 ‘신기방기’
일간스포츠

입력 2020.06.10 08:46

프로야구·축구장 좌석 채운 인형
어린이 팬이 그린 자화상 설치도

팬들이 보내준 인형을 포수 뒤쪽 관중석에 앉힌 한화 이글스. [뉴스1]

팬들이 보내준 인형을 포수 뒤쪽 관중석에 앉힌 한화 이글스. [뉴스1]

프로야구와 프로축구는 여전히 무관중 경기다. 답답한 팬심을 달래기 위한 구단의 노력도 다양하다. 그 일환의 하나가 관중석을 채운 인형과 그림이다. 이들은 바로 팬의 아바타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부캐 소환’ 이벤트를 기획했다. ‘부캐’는 ‘부’(副)와 게임 캐릭터(character)의 ‘캐’를 합성한 조어다. 원래는 자신이 주로 사용하던 캐릭터나 계정 대신 사용하는 캐릭터를 말하는 게임용어였다. 최근 방송인 유재석이 자신의 ‘부캐’인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활동해 일반에도 알려진 조어다.
 
한화 팬의 ‘부캐’는 인형이다. 구단은 팬이 보낸 인형에 이름표를 붙여 좌석에 앉혔다. 야구장에 올 수 없는 팬을 대신하는 것이다. 지난달 25일 이벤트를 시작했는데, 하루 만에 인형 60개가 구단에 도착했다. 현재는 300개까지 늘었다. 이한성 한화 홍보팀 과장은 “관중 입장 시간인 경기 1시간 전에 좌석에 앉힌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구단 홍보실로 옮겨 보관한다”고 설명했다.
 
 
대형 인형을 세운 프로야구 삼성. [연합뉴스]

대형 인형을 세운 프로야구 삼성. [연합뉴스]

인형은 주로 만화 등의 인기 캐릭터로, 개중에는 한화 유니폼을 입힌 것도 있다. 최근엔 계열사인 한화생명에서 보육시설 아동을 위해 만든 ‘허그 토이’를 보내왔다. 품에 안으면 녹음된 심장 소리가 들리는 인형이다. 한화는 관중 입장이 재개된 후에는 인형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기증할 예정이다. BBC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번 주말 한국 야구장의 만석 풍경”이라며 한화의 인형 관중을 소개했다.
 
 
어린이 팬 자화상을 관중석에 설치한 프로축구 안산. [연합뉴스]

어린이 팬 자화상을 관중석에 설치한 프로축구 안산. [연합뉴스]

프로축구 K리그2 안산 그리너스는 1500명의 어린이 관중이 경기를 지켜본다. 무관중 경기 중이니 진짜 사람은 아니다. 안산의 시립어린이집 40곳 어린이들이 그린 자화상이다. 지난달 16일 2라운드 수원FC전부터 시작했다. 황인풍 안산 홍보마케팅팀장은 “빈 관중석을 어떻게 채울지 많이 고민했다. 그러다 아이디어가 나왔다. 평소 어린이집 아이들을 경기장으로 자주 초대했기 때문에 협조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31일 제주 유나이티드전 때는 비가 내렸다. 그런데도 1500장의 그림은 젖지 않았다. 고사리손으로 그린 그림을 지키기 위해 구단 직원들이 일일이 비닐을 씌웠다. 황 팀장은 “유소년팀 지도자까지 달라붙어 씌웠다”며 웃었다. 안산은 관중 부분 입장이 시작될 경우 팬 사이 좌석에 이들 그림을 배치해 ‘거리 두기’에 활용할 계획이다. 관중 전면입장이 되면 경기장에서 전시회도 열고, 아이들도 초청할 생각이다.
 
 
과거 소속팀에서 활약했던 선수들 입간판을 세운 NC 다이노스. [연합뉴스]

과거 소속팀에서 활약했던 선수들 입간판을 세운 NC 다이노스. [연합뉴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는 관중석 이벤트를 벌였다. 홈 플레이트 뒤쪽 관중석에 팬 사진과 응원 메시지로 만든 입간판을 세웠다. 첫 ‘소환’ 프로젝트였다. KBO리그의 미국 중계로 팀 인기가 올라가자 범위를 넓혔다. NC와 이니셜이 같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있는 6개 마이너리그 구단 마스코트 7개를 배치했다.
 
최근에는 NC에서 뛰었던 선수 사진을 내걸었다. 고창성, 김종호, 박명환 등이다. 에릭 테임즈, 에릭 해커, 재비어 스크럭스 등 외국인 선수도 포함됐다. 이윤빈 NC 홍보팀 매니저는 “구단에서 일일이 선수들에게 허락을 구했고, 선수들이 흔쾌히 허락해 진행했다”고 소개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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