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셀마저 잃어버린 슬로우스타터 인천, 생존왕 전설은 계속될 수 있을까
일간스포츠

입력 2020.06.12 06:01

김희선 기자
시즌 초반 부터 난관에 빠진 인천 유나이티드. 사진은 지난 5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와 강원FC의 경기에서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는 임완섭 감독의 모습. 연합뉴스 제공.

시즌 초반 부터 난관에 빠진 인천 유나이티드. 사진은 지난 5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와 강원FC의 경기에서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는 임완섭 감독의 모습. 연합뉴스 제공.

 
제대로 가속 한 번 해보기 전에 가속장치마저 잃어버렸다. 인천 유나이티드가 안 그래도 험난한 이번 시즌을 초반부터 어렵게 풀어가고 있다.
 
인천은 1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0 6라운드 전북 현대와 원정 경기를 앞두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K리그1 3연패의 주인공, 그리고 이름값에 걸맞게 올 시즌도 1위(4승1패)를 질주 중인 전북을 상대로 원정길에 올라야 하는 마음이 가뜩이나 무거운데 악재가 겹쳤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기다려봤지만, 역시나 케힌데(26)의 복귀가 물 건너 갔기 때문이다.
 
십자인대 파열로 시즌아웃 판정을 받은 인천 케힌데. IS포토

십자인대 파열로 시즌아웃 판정을 받은 인천 케힌데. IS포토

 
케힌데는 올 시즌 인천이 무고사(28)와 함께 팀의 공격을 쌍끌이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선수다. 지난 시즌 여름 이적시장에서 인천 유니폼을 입은 뒤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시즌 막판 리그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이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케힌데를 비롯해 무고사, 마하지(28) 부노자(32) 등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들이 모두 잔류했기 때문에 사령탑이 바뀐 상황 속에서도 조직력에 문제가 없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무고사-케힌데 투톱이 위력을 발휘하고, 임완섭(49) 감독 아래서 단단해진 수비가 받쳐준다면 슬로우스타터에서 벗어나 초반부터 안정권에 들어설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컸다. 그러나 부노자부터 시작해 마하지, 케힌데로 이어진 연이은 부상이 발생하며 계획이 망가졌다. 특히 케힌데의 부상은 치명적이다. 지난 3라운드 수원 삼성과 경기에서 부상을 당한 케힌데는 두 차례에 걸친 정밀진단 결과 십자인대 파열로 사실상 시즌 아웃이 확정됐다. 케힌데 카드를 제대로 써보기도 전에 슬롯 하나가 비어버린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케힌데의 자리를 어떻게 메꾸느냐다. 무고사의 침묵 속에서 김호남(31)이 고군분투 끝에 만들어낸 5경기 2골이 올 시즌 인천 득점의 전부다. 리그 최하위 득점을 기록 중인 인천의 빈공을 생각하면 대체 자원 영입은 필수적이다. 시즌이 늦게 시작한 탓에 추가 등록 기간(25일~다음달 22일)이 가까운 건 다행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외국인 선수를 찾아서 데려오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설령 즉시전력감으로 활약해줄 수 있는 외국인 선수를 찾아 데려온다 해도 그전에 케힌데와 계약부터 마무리해야 한다는 점이 걸린다. 인천과 케힌데의 계약 기간은 올 시즌 말까지다.
 
지난 5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남자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와 강원FC의 경기. 2-1로 패배한 인천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지난 5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남자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와 강원FC의 경기. 2-1로 패배한 인천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이러기도 저러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일정마저 험난하다. 최하위 인천이 숨 돌릴 만한 팀을 찾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이런 상황에서 리그 최강 전북을 만나는 건 아무래도 껄끄럽다. 그것도 원정이다. 무관중 경기라곤 해도 5경기 무승(2무3패)에 케힌데 시즌 아웃 소식으로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 치르기엔 아무래도 부담스럽다. 전북전 이후 일정도 마찬가지다. 17일 주중 7라운드, 21일 주말 8라운드에선 연달아 승격팀 광주 FC와 부산 아이파크를 만난다. 나란히 하위권에 맴돌고 있는 팀들을 연달아 만나는 만큼 치열한 경기가 예상된다. 게다가 다음 주말 열리는 9라운드에선 한숨 돌릴 틈도 없이 '경인더비' 상대인 FC 서울이 기다리고 있다.
 
그동안 인천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슬로우스타터'다운 폭발력을 앞세워 매 시즌 막판 반전 드라마를 쓰곤 했다. 승강제가 실시된 이후 단 한 번도 K리그2(2부리그)로 내려가지 않고 버텨내 '생존왕', '잔류왕'이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경기 수가 줄어들고, 초반부터 악재가 연거푸 덮쳐오는 상황에서 올 시즌도 인천이 '생존왕 전설'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관련뉴스
I Hot
인기 VOD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