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선 MLB…“시즌 아예 접을 수도”
일간스포츠

입력 2020.06.18 08:43

일부 구단, 비용 줄이려고 초강수
선수노조, 연봉 추가 삭감에 반대

2020년 메이저리그가 개막도 못한 채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 야구팬들이 신시내티 레즈의 터커 반하트가 자선 이벤트 대회에서 타격하는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

2020년 메이저리그가 개막도 못한 채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 야구팬들이 신시내티 레즈의 터커 반하트가 자선 이벤트 대회에서 타격하는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

2020년 메이저리그(MLB)는 정말 열리지 않는 걸까.
 
미국 방송사 스포츠넷뉴욕의 앤디 마르티노 기자는 “MLB 구단주 6명이 시즌 개막을 바라지 않는다고 한다.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17일(한국시각) 트위터에 썼다. 하루 전, 스포츠 전문 온라인 매체 디애슬레틱은 “MLB 개막을 원하지 않는 구단주가 8명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비공식 채널을 통해 흘러나오는 뉴스는 MLB 구단주들이 ‘벼랑 끝 전술’을 마다치 않는다는 걸 보여준다. “손해를 보느니 휴업을 불사하겠다”는 자세로 피고용자(선수)를 압박하는 것이다.
 
지난주 협상에서 파국이 예견됐다. 14일 토니 클라크 MLB 선수노조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MLB 구단을 대표하는) 사무국과 더는 대화하는 건 헛된 일로 보인다. 우리에게 언제, 어디로 가면 되는지 알려달라”고 선언했다. 양측의 협상은 실패했고, 사무국이 최종적으로 결정하라는 메시지였다.
 
MLB 사무국은 다음 달 초 개막을 목표로 선수노조와 협상했다. 예년처럼 팀당 162경기를 치르는 건 시간상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사무국은 팀당 72~82경기를 치르고, 경기 수에 따라 계약 연봉의 75~80%를 지급하는 안을 제시했다. 반면 선수노조는 팀당 100경기 이상 치르며, 계약 연봉 대부분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간극은 결국 좁혀지지 않았다.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는 200만 명, 사망자는 11만 명을 넘어섰다. 확진자와 사망자 모두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 MLB가 다음 달 개막해도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러야 한다. 구단마다 차이가 있지만, MLB 구단 입장 수입은 전체 매출의 40% 이상이다. 경제 활동이 위축된 터라 마케팅 수입도 줄어들 게 확실하다.
 
MLB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한 3월에 ‘코로나19 합의’를 했다. 각 구단은 정규시즌 개막 예정일이었던 3월 27일부터 2개월 동안의 급여를 선수에게 선지급했다. 당시 집행한 총금액이 1억 7000만 달러(2065억원)였다. 코로나19 확산이 멈추지 않아 계속 야구를 시작하지 못하자 노사 갈등이 폭발했다. 구단은 고액 연봉자 연봉을 큰 폭으로 삭감하라고 요구했다.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의 경우, 2000만 달러(240억원)인 올해 연봉이 515만 달러(62억원)로 줄어들게 된다.
 
선수노조는 강하게 반발했다. 노사합의는 ‘코로나19 합의’로 이미 끝났으니, 더는 양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는 “억만장자인 구단주의 대출금을 갚기 위해 선수 연봉을 삭감해서는 안 된다. 당신(선수)들이 없으면 경기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라”고 자신의 고객(선수)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구단의 적자는 부동산 투자 등 다른 이유 때문이라고도 주장했다.
 
‘코로나19 합의’에 따르면,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구단주 총회에서 75% 이상(23개 구단)의 동의를 얻어 시즌을 개막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일부 보도대로 시즌 개막을 반대하는 구단이 8개 이상이면 올해 MLB는 열리지 않는다. 손익만 따지면 시즌을 열지 않겠다는 일부 구단 주장에는 일리가 있다. 그래도 안전이 아니라 돈이 문제라면, 구단과 선수노조의 협상에 따라 야구를 재개하는 게 커미셔너 역할이다.
 
시간이 많지 않다. 미국의 코로나19 대응을 이끌어온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내가 MLB 커미셔너라면)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이 우려되는 10월이 오기 전에 시즌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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