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원년 '홈런타자'로 김봉연(해태)과 이만수(삼성)가 등장했다. 해태 한대화와 김성한은 중거리 타자로 매서운 활약을 펼쳤다. 1990년대 이승엽과 양준혁(이상 삼성) 김동주(두산) 박재홍(현대) 등이 계보를 이어받아 오랫동안 리그를 주름잡았다. 2000년대에는 이대호(롯데)와 김태균(한화) 박용택·김현수(이상 LG) 최형우(KIA)가 KBO 무대에 등장해 한동안 리그를 군림했다. 그다음으로 박병호(키움)와 양의지(NC) 손아섭(롯데) 등이 최근 몇 년간 뛰어난 타격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2000년대 이후 등장한 이들 대부분이 아직도 리그를 지배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새롭게 등장한 강타자를 꼽는다면 키움 이정후와 김하성, KT 강백호 정도다. 타격 기술이 발전하고, 많은 구단이 비용을 투자해 최첨단 장비를 구입하는 등 환경이 좋아졌지만 이에 대한 효과가 실질적으로 나타나지 않아 아쉽다.
특히 대다수 구단이 해외에서 새로운 장비를 들여와 발사각도, 타구 속도 등의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한다. 한국프로야구 초창기와 달리 타자의 타격폼, 투수의 구종 등을 전력 분석 자료로 활용한다. 이런 정보는 선수들에게 제공된다. 많은 감독이 '데이터 야구'를 언급하는 등 예전과 비교해 큰 비용과 장비가 투입됐는데 투자 대비 효과가 거의 없어, 기대에 못 미친다. 옛 스타플레이어를 따라잡을 수 있는 타격 기술이 뛰어난 선수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물론 기량과 센스는 타고난 측면도 있다. 또한 과거 김재박(MBC)과 이순철, 이종범(이상 해태)처럼 장거리 타자가 아니더라도 본인이 직접 경기를 풀어나가는 센스 있는 선수들도 있었으나 지금은 이런 스타일의 선수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에 비해 타격 기술과 센스 모두 과거보다 떨어진다. 그렇다면 현장에 있는 프로 지도자가 더욱 분발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아마추어 선수 역시 기대주가 많을 때도 있고, 반대로 유망주가 적을 때도 있겠지만 코칭을 통해 발전을 이뤄내야 한다. 아마추어 지도자와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들 역시 좀 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한 가지 짚고 싶은 점이 있다. 타자가 좋은 타격을 한 뒤 대부분 "타격 포인트를 앞에 놓고 쳐서 타구를 멀리 보냈다"는 식의 답변이다. 그런데 투수도 공을 최대한 앞으로 끌고 나와 던지는 유형이 있는가 하면, 위에서 내려찍듯 던지는 투수도 있다. 타자 역시 타격 포인트를 앞에 놓고 치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공을 최대한 끌고 와서 타격하는 선수도 있다. 사람마다 호흡 속도가 다르고 타자들의 스윙 속도 역시 모두 다르듯, 타격 기술 역시 정답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