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방이라도 열릴 듯했던 야구장 출입구가 다시 닫혔다. 관중 입장 관련 논의도 일시 중지됐다. KBO와 10개 구단은 관중을 맞을 준비를 마친지 이미 오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확산 세로 돌아서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7일 “야구장 관중보다 국민 건강과 안전을 먼저 고려해야 하는 시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계속 논의는 해왔지만, 지금으로써는 날짜를 확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진자 추이를 매일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KBO는 당초 이달 첫 주말부터 구장별 수용 관중의 30% 입장을 허용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각 구단에 ‘코로나19 대응 매뉴얼’ 3차 업데이트 버전을 배포했고, 구장별 방역 준비 상황을 꼼꼼하게 체크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암초를 만났다. 코로나19 ‘청정지역’으로 여겼던 광주광역시에서 지난달 말부터 확진자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광주광역시는 결국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 모임과 행사 개최를 전면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야구장도 이에 포함된다.
류 총장은 “선수단과 관중의 안전을 위해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를 뺀 나머지 구장이라도 관중 입장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문체부 허가를 받지 못해 무산됐다. 정부 지침이 나오면 하루빨리 야구팬을 초청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구단들은 심각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무관중 경기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져 마케팅 및 수익 창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구단 연 수입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입장 수입이 전혀 없어서다. 일부 구단은 모기업 재정 상황도 좋지 않아 지원금을 요청하기도 어렵다. 한 수도권 구단 관계자는 “무관중 경기 한 게임마다 구단 수입은 4억원씩 줄어든다. 올 시즌도 문제지만, 이대로라면 내년과 내후년 구단 운영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걱정했다.
당장 퓨처스(2군) 리그 일정이 예산 문제로 축소됐다. 올 시즌 뒤에는 선수 대규모 방출까지 예상된다. 야구장 내 입점 매장과 주변 상권, 구단 용품 판매처 등 야구계 주변 경제 생태계도 흔들린다. KBO와 10개 구단이 중앙방역대책본부의 확진자 수 발표와 문체부 결정만 애타게 쳐다보는 이유다.
다른 프로 종목도 사정은 비슷하다. 기약이 없다. 조연상 프로축구연맹 사무국장은 “문체부에서 야구장 관중석을 먼저 개방한 뒤, 축구장 관중 입장을 순차적으로 허용할 방침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의철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홍보팀장은 “현재 코로나19 상황이 좋지 않아 갤러리 입장 재개 시점을 확정할 수 없다. 다음 달 대회 개방도 현재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박진우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전략마케팅팀장도 “임박한 대회는 무관중으로 열고, 향후 종합적으로 검토해 갤러리 허용 여부를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