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희경 “애잔한 장송곡 속 진실 묻혀”…박원순 ‘서울특별시장(葬)’ 논란
일간스포츠

입력 2020.07.10 15:51

박원순 서울시장의 장례를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치르는 데 대해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박 시장이 성 관련 의혹으로 피소됐던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서 그의 장례를 서울시 기관장으로 5일간 치르는 게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야당에선 이런 장례 추진이 “피해 여성에 대한 2차 피해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10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에 고인의 영정이 놓여 있다. [사진 서울시]

10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에 고인의 영정이 놓여 있다. [사진 서울시]

청와대 국민청원 [청와대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청와대 캡처]

국민청원 6만명 넘어, 통합당도 문제 제기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10일 ‘박원순씨 장례를 5일장, 서울특별시장(葬)으로 하는 것 반대합니다’라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에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6만여 명이 동의했다. “성추행 의혹으로 자살에 이른 유력 정치인의 화려한 5일장을 언론에서 국민이 지켜봐야 하나.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르는 게 맞다”는 내용이다. 
 
미래통합당에서도 김기현 의원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깊은 안타까움과 슬픔을 금할 수 없다”면서도 “서울특별시장으로 장례를 치러야 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세상이 고인의 죽음을 위로하고 그의 치적만을 얘기하는 동안 피해자는 보이지 않는, 또 다른 거친 폭력을 홀로 감내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이유였다.

 
김 의원은 이어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과는 별개로, 성추행으로 고통받은 피해자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달라. 우리 사회가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배려이자 의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무 수행으로 인한 사고도 아니며, 더는 이런 극단적 선택이 면죄부처럼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김기현 통합당 의원이 10일 페이스북에

김기현 통합당 의원이 10일 페이스북에 "서울특별시장은 부적절하다"는 글을 올렸다 [페이스북 캡처]

 
전희경 전 통합당 의원도 “여비서에 대한 지속적 성추행으로 피소된 사람에 대해 누가, 무슨 권한으로 특별시 장례를 치러 예우한다는 건가”라며 했다. 그는

“국민, 시민, 피해자 모조리 무시하고 애잔한 장송곡 속에 진실을 파묻으려 하지 말라. 더는은 안 된다”라며 “이성도 도의도 법도 사라진 이 시대, 저들에게 수치심이 없는 게 문제인가. 우리에게 모욕감이 없는 게 문제인가”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성추행 의혹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여비서가 자신의 명예뿐 아니라 인생을 걸고 고발한 것은 눈을 감나. 얼마나 수치스럽고 비윤리적인지 고인이 더 잘 알기 때문에 자살을 택하지 않았나. 3선 서울시장을 한 공인인 만큼 진상을 밝혀야 한다”(한기호 통합당 의원)  “깊게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앞으로 그 과정에서 있었던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해서는 충분히 밝혀져야 하지 않느냐는 생각”(유상범 통합당 의원) 등의 주장이다.

 
일각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전파 등을 우려하기도 한다. 서울시는 청사 주변 등에 시민분향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통합당 한 인사는 “코로나 19로 경제 상황도 좋지 않고 감염 우려도 있는데 이렇게 5일씩이나 분향소를 설치해 조문 인파를 모이게 하는지 맞는 건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여당에선 장례절차 적절성 언급無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이날

여당은 장례 절차에 대한 직접 언급은 하지 않았다. 진상 규명 목소리와 관련해서도 “예의가 아니다”(이해찬 민주당 대표)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을 마친 뒤 “고인의 의혹에 대해 당 차원의 대응을 하느냐”고 묻는 기자들을 향해 “그런 걸(질문을) 이 자리에서 예의라고 하나. 최소한 가릴 게 있다”며 항의했다.  
 
빈소를 찾은 다른 여권 인사들도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선 즉답을 피했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은 “고인이 되신 분이니 가신 분의 명예를 존중해 드리는 게 도리”라고 했고,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법적으로 공소권 없는 걸로 정리됐고 언급할 말이 없다”고 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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