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주전 3루수 허경민(30)이 공수에서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하며 두산의 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허경민은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주중 3연전 2차전에서 6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승부처에서는 절묘한 타격으로 두산의 첫 득점을 견인했고, 수비에서는 감탄을 자아내는 포구와 송구를 보여줬다. 7-2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최근 주전 유격수의 김재호의 몸 상태가 좋지 않은 탓에 유격수와 3루수를 번갈아 맡고 있다. 전날(14일) 열린 2차전에선 그가 지키지 않는 핫코너 수비에서 매끄럽지 않은 플레이가 나오기도 했다.
허경민이 지키는 3루는 견고했다. 7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SK 1번 타자 최지훈이 좌측 선상 타구를 쳤다. 허경민 바로 앞에서 바운드가 되는 공이었다. 숏바운드 처리. 옆동작이었기에 러닝 스루가 불가피했다. 그러나 정확한 바운드 송구로 타자 주자를 잡아냈다.
역시 숏바운드를 잘 포구한 1루수 오재일의 수비력도 박수를 받을만했다. 두산이 7-2로 앞서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경기 흐름과 무관하게 눈이 정화되는 장면을 보여줬다.
허경민은 두산이 0-2로 뒤진 4회말 무사 1·2루 타석에서는 페이크 번트 앤드 슬래시를 성공시켰다. 타구는 전진 수비 하던 SK 3루수 최정의 머리 위를 넘겨 외야로 흘렀다. 주자 김재환이 홈을 밟았다.
번트 자세를 취했다가 강공으로 전환하는 자세가 매우 매끄러웠다. 야수가 인지를 하고도 제자리 복귀가 늦을 수 밖에 없는 타이밍이었다. 매우 태연한 버스터였다. 인상적인 장면을 거듭 남기며 15일 잠실 경기 '신 스틸러'가 됐다.
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