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노조 "인수 최종결정 연기는 협상 전략…정부 나서야"
일간스포츠

입력 2020.07.17 10:30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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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노동조합이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가 사실상 파기 수순에 돌입하자 "1600명의 노동자를 볼모로 잡은 인질극을 당장 멈추고 정부가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 제주항공은 "15일 밤 12시까지 이스타홀딩스가 주식매매계약(SPA) 선행조건을 완결하지 못해 계약을 해지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정부의 중재노력을 감안해 계약 해제 최종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지만, 현재 여건만 보면 극적 합의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스타항공 노조는 17일 입장자료를 내고 "딜클로징이 마무리돼 고용불안과 임금체불이 해결되고 운항이 재개되기를 바라며 손꼽아 기다린 이스타항공 노동자들로서는 허탈감을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제주항공 경영진의 발표는 비양심과 무책임의 극치이고, 자본의 냉혹성과 악랄함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어 "계속해서 임금 체불을 누적시키고 파산의 위협을 강화하면 더 많은 노동자들이 절망해 이스타항공을 떠날 것이고, 자연스럽게 원했던 인력감축이 완수될 것"이라며 "파산의 위협을 강화할수록 체불임금 등 미지급금을 더 많이 후려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1600명 노동자들의 고용을 빌미로 더 많은 정부 지원금을 압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설령 이 모든 계획이 실패하더라도 이스타항공을 파산시켜 저비용항공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강화할 수 있다. 그러니 제주항공 경영진으로선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이 죽건 말건 시간을 끌며 버티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그러나 제주항공 경영진은 이미 1000여명의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몬 책임과 인력감축에만 몰두하며 고용유지 지원금도 신청하지 않고 5개월째 1600명의 임금을 체불한 책임에서도 벗어날 수 없다"며 "국내선 운항의 기회를 박탈해 이스타항공에 끼친 손해액도 엄청난 규모"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을 절망으로 내몰아 자포자기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판이며 더 큰 저항에 직면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며 "다른 길을 찾아 나서기로 결정할 때 그간의 모든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노조는 정부와 여당을 향해서도 "노동자들의 생존권이 짓밟히고 있는데 손을 놓고 있다"며 책임을 물었다.  
 
노조는 "제주항공 경영진이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짓밟으며 사태를 파국으로 내몰 때까지 방치한 문재인 정부와 여당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열흘 뒤면 6개월째 1600명의 임금이 체불되지만, 고용노동청은 아무런 대책 없이 내내 매각협상만 바라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노동청은 1000여 명의 노동자들이 강제·반강제로 쫓겨난 것에 대해 실태파악조차 하지 않았다"며 "임금체불 진정과 관련해 '처벌이 필요한 게 아니라 해결이 필요하다', '노조가 일부 체불임금의 포기선언을 해줘서 고맙다'는 답변 앞에서는 노동법과 고용노동청의 존재 이유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대책을 촉구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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