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승원은 올 시즌 13차례 선발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3.30을 기록 중이다. 규정이닝을 채운 23명 중 8위. 국내 선수 중에선 NC 구창모(이하 평균자책점 1.35), 삼성 원태인(3.12)에 이어 세 번째이다. 데이비드 뷰캐넌(삼성·3.36) 드류 가뇽(KIA·3.53)을 비롯한 웬만한 외국인 투수보다 문승원이 더 안정적이다. 그러나 승리가 2승(6패)에 불과하다. 다승 공동 52위까지 처져있다.
빈약한 득점 지원 때문이다. '선발투수가 던진 이닝까지의 팀 득점'을 의미하는 R/G 부문에서 문승원은 2.46점에 불과하다. 규정이닝을 채운 선발 투수 평균인 3.56점보다 1.1점 낮다. 국내 선발 중에선 단연 최저. 2점 이상을 허용하면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기 어렵다. 평균자책점 3.30으로도 1승을 올리기 버거운 이유다.
19일 인천 키움전이 딱 그랬다. 이날 문승원은 키움 에이스 제이크 브리검과 팽팽한 투수전을 펼쳤다. 7이닝 6피안타 3실점. 0-0으로 맞선 6회 이정후에게 허용한 3점 홈런이 유일한 실점이었다.
SK 타선은 문승원이 마운드에 있을 때 1점도 뽑지 못했다. 8회말 4득점 하며 SK가 역전한 덕분에 패전 투수가 되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었다. 박경완 SK 감독대행은 경기 후 "오늘도 (문)승원이가 선발 역할을 너무 잘해줬다. 승리를 챙겨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했다.
문승원은 최근 선발 등판한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31을 기록했다. 이 기간 2.25를 기록한 구창모와 큰 차이가 없다. 구창모가 4승을 올린 반면, 문승원은 1승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6월 19일 고척 키움전에선 6이닝 2피안타 무실점 하고도 빈손으로 물러났다. 그 경기에서 SK 타선은 8회 1득점에 그쳤다. 힘이 빠질 만하다.
지난해 11승을 따낸 문승원은 SK가 자랑하는 오른손 선발 자원이다. 시속 140㎞ 중후반에 형성되는 직구에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자유자재로 섞는다. 현재는 사실상 팀의 에이스다.
SK 외국인 투수 닉 킹엄은 부상 여파로 지난 2일 팀을 떠났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리카르도 핀토의 성적(4승 5패 평균자책점 4.60)도 저조하다. SK 구단이 킹엄을 대신해 투수가 아닌 타자 타일러 화이트를 영입하면서 문승원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박종훈과 함께 선발진을 이끌어가야 한다.
투수에게 승리만큼 간절한 건 없다. 연봉 고과에서도 중요한 요소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9번 하고도 2승에 그쳤지만, 문승원은 오히려 담담하다. 그는 "올해는 승운이 따르지 않다. 그래도 매 경기 최선을 다해 내가 맡은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