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전의 무게가 무겁다.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출전권의 주인공이 마지막 한 경기에서 가려지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UEFA 유로파리그 진출팀, 그리고 '강등 전쟁'에서 살아남을 팀도 27일 일제히 킥오프할 2019~2020 잉그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종전에서 결정된다.
우승 경쟁은 리버풀이 30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일찌감치 끝났지만 EPL의 순위 경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최종전으로 갈 수록 더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뜨거운 관심을 모으는 부분은 역시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팀의 윤곽이다. 우승을 확정한 리버풀, 2위 맨체스터 시티는 이미 출전권을 확보한 상황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레스터 시티가 남은 두 장의 출전권을 두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 37라운드에서 출전권의 주인공이 가려질 수도 있었지만 20일(한국시간) 레스터 시티가 토트넘에 0-3으로 패한 데 이어 맨유가 23일 홈 경기에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1-1로 비기고, 같은 날 리버풀이 첼시를 5-3으로 꺾으면서 혼전이 계속 됐다. 3~5위 세 팀이 모두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서 두 장 남은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은 주인을 가리지 못한 채 최종전인 38라운드로 넘어가게 됐다.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은 리그 1~4위에게 주어진다. 현재 경쟁에서 가장 앞서 있는 쪽은 3위 맨유다. 웨스트햄전에서 무승부를 기록, 승점 1점을 추가한 맨유는 현재 17승12무8패(승점 63·골득실 +28)가 돼 5위에서 3위로 두 계단 뛰어 오르며 출전권 경쟁에서 한 발 앞섰다. 반면 승점을 추가하지 못한 첼시는 19승6무12패(승점63·골득실 +13)로 4위, 레스터 시티는 18승8무11패(승점62)로 5위가 됐다. 그러나 3~5위 사이의 승점 차가 0~1에 불과해 최종전 결과에 따라 얼마든지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특히 3위 맨유는 최종전에서 5위 레스터 시티와 맞대결을 앞두고 있어 부담이 크다. 비기기만 해도 4위를 확보할 수 있는 유리한 상황이지만, 만약 패할 경우 같은 날 열리는 첼시-울버햄턴전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첼시 역시 울버햄턴전에서 이기거나 최소 비겨야 출전권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 레스터 시티는 맨유를 무조건 꺾어야만 출전권을 얻을 수 있다. 맨유-레스터, 첼시-울버햄턴이 맞붙게 될 최종전 결과에 뜨거운 관심이 쏟아지는 이유다.
문제는 첼시와 맞붙는 울버햄턴도 물러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울버햄턴은 다음 시즌 UEFA 유로파리그 진출을 위해 승리가 필요하다. 현재 15승14무8패(승점59)로 6위에 올라있는 울버햄턴은 7위 토트넘(16승10무11패·승점58)에 승점 1점 차로 쫓기고 있다. 만약 최종전에서 울버햄턴이 지고, 같은 날 크리스털 팰리스를 상대하는 토트넘이 이기거나 비길 경우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강등권 싸움도 빼놓을 수 없다. 이미 최하위 노리치 시티(5승6무26패·승점21)는 강등이 확정된 상황에서, 2부행 열차를 타게 될 남은 두 자리의 주인이 최종전에서 가려진다. 37라운드까지 치른 현재 강등권에서 탈출할 수 있는 17위 애스턴 빌라(9승7무21패·승점34·골득실 -26)부터 18위 왓퍼드(8승10무19패·승점34·골득실 -27) 19위 본머스(8승7무22패·승점31·골득실 -27)까지, 강등 후보군인 세 팀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 본머스가 가장 불리하긴 하지만 애스턴 빌라와 왓퍼드가 모두 패하고 본머스가 승리할 경우 잔류에 성공할 가능성도 있다. 최종전 결과에 잔류와 강등, '천국과 지옥'이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