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25일(한국시각) 메이저리그(MLB) 개막전 탬파베이 레이스 원정 경기를 치른 뒤 한 말이다. 이날 류현진은 4와 3분의 2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4사사구 4탈삼진 3실점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다행히 젊은 타선이 터진 덕분에 팀은 6-4로 이겼다.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가 된 류현진은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약 963억원)에 계약했다. 팀 내 최다 연봉 선수이자 에이스다. 그런 류현진이 개막전에서 승리투수 요건인 5회도 마치지 못한 채 일찍 강판당했다. 류현진은 “몸이 평소보다 들떠 있었다. 긴장이 많이 돼 전체적인 투구 밸런스를 잃었다”고 말했다.
긴장으로 부진했던 류현진을 패기 넘치는 젊은 타자들이 도왔다. MLB 스타 2세 선수로 주목받는 2루수 캐번 비지오(25)가 특급 도우미였다. 5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비지오는 3-1로 앞선 5회 초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스리런포를 날렸다. 4회 말부터 류현진은 제구가 흔들리는 등 불안한 모습이었다. 비지오의 홈런 덕분에 패전투수가 되지 않았다. 비지오는 26일 탬파베이전에서도 3타수 2안타로 활약했다. 비지오의 아버지 크레이그 비지오(55)는 명예의 전당 회원이다. 1987년 드래프트를 통해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입단해 2007년 은퇴할 때까지 뛴 ‘휴스턴의 심장’이다.
류현진의 새로운 짝꿍 포수 대니 잰슨(25)과 리즈 맥과이어(25)도 도우미로 기대를 모은다. 류현진은 25일 경기에서 호흡을 맞춘 잰슨에 대해 “시범경기 때보다 오늘 호흡이 더 좋았다”고 말했다. 잰슨은 수비형 포수이지만 이날 3타수 1안타 1득점 했다. 백업 포수 맥과이어는 공격력이 좋아 류현진과 종종 호흡을 맞출 전망이다. 맥과이어는 26일 탬파베이전에서 7회 솔로포를 날려 팀의 영봉패를 막았다.
상위 타선을 구성하는 유격수 보 비셰트(22), 1루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21) 등도 첫 경기부터 괜찮은 타격감을 보여줬다. 류현진은 “어린 선수들이 꾸준히 점수를 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어린 선수들이 계속 힘내서 활약하면 좋은 결과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현진은 30일 오전 7시 워싱턴 내셔널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이 경기 상대 선발투수는 사이영상 수상자인 맥스 슈어저(36)가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