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중현의 야구 톺아보기] "어느 정도 계산이 서는 선수"…화이트의 선구안
일간스포츠

입력 2020.08.11 07:01

배중현 기자
SK 대체 외국인 타자로 영입된 타일러 화이트. 화이트는 마이너리그 통산 출루율이 4할을 넘는다.

SK 대체 외국인 타자로 영입된 타일러 화이트. 화이트는 마이너리그 통산 출루율이 4할을 넘는다.

 
KBO리그 데뷔를 앞둔 타일러 화이트(30)의 '선구안'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SK 대체 외국인 타자 화이트는 볼을 골라내는 능력이 출중하다. 9일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에서 그는 "타자로서 내 강점은 스트라이크 존을 판단하는 거다. 원하는 공을 기다리고, 노리는 공이 들어왔을 때 놓치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국내 구단과 계약한 상당수의 외국인 타자들이 첫 번째 어필 포인트로 '장타력'을 언급하지만, 화이트가 얘기한 건 의외로 선구안이었다.
 
이유가 있다. 화이트의 마이너리그 통산(6년) 출루율은 0.404로 꽤 높은 편이다. 통산 삼진(334개)과 볼넷(283개)의 차이가 크지 않다. 2014년 휴스턴 산하 마이너리그 싱글A와 상위 싱글A에서 출루율 0.410을 기록했다. 삼진(67개)과 볼넷(63개)의 비율이 1대1에 가까웠다. 이듬해 화이트는 트리플A로 승격해 무시무시한 출루율(0.467)을 기록했다. 또 삼진(38개)보다 많은 볼넷(42개)을 골라냈다.
 
당시 프레즈노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프레스턴 터커(현 KIA)의 출루율은 0.357이었다. 2019년 5월 대체 외국인 타자로 KIA와 계약한 터커는 2년째 KBO리그에서 활약 중이다. 화이트의 마이너리그 성적은 터커보다 한 수 위다. 특히 마이너리그 통산 출루율만큼은 'KBO 리그 선배' 로베르토 라모스(LG·0.370), 멜 로하스 주니어(KT·0.325), 호세 페르난데스(두산·0.382)보다 모두 앞선다.
 
눈여겨볼 기록은 O-Swing%이다.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공에 대한 스윙 비율인 O-Swing%는 30%가 평균이다. 메이저리그(MLB) 기록 전문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2016년 빅리그에 데뷔한 화이트의 통산(4년) O-Swing%는 29%였다. 이 기록을 보면 그의 스윙은 S급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화이트가 무턱대고 배트를 휘두르는 유형은 아니다. 타격감을 유지하기 힘든 백업 선수로 뛰면서도 유인구에 쉽게 속지 않았다. 올해 9일까지 O-Swing%가 30% 이상인 MLB 타자는 무려 76명에 이른다.
 
9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자가격리 생활 등을 전한 SK 대체 외국인 타자 타일러 화이트. 인천=배중현 기자

9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자가격리 생활 등을 전한 SK 대체 외국인 타자 타일러 화이트. 인천=배중현 기자

 
SK 외국인 스카우트 관계자는 "화이트의 타격 자세가 낮다. 슬라이더나 포크볼 같은 유인구에 배트가 잘 나가지 않는다. 미국에선 변화구에 잘 속지 않았다"며 "타석에서 본인이 원하는 공을 때리는 스타일인데, 자신의 스트라이크존이 확실하다. 바깥쪽 공을 무리하게 당겨치지 않는다. 내 공이 아니다 싶으면 참는다. 어느 정도 계산이 서는 타자"라고 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기복이 크지 않고, 타격의 일관성이 있다는 게 SK 구단 내부의 평가다.
 
SK가 총액 16만 달러(1억8900만원)를 주고 화이트를 영입한 것은 큰 결단이다. 오른 팔꿈치 부상으로 퇴출한 외국인 투수 닉 킹엄을 대신해 투수가 아닌 타자를 데려왔다. 화이트는 KBO리그 내 몇몇 구단 영입 리스트에 있던 선수다. SK도 몇 년 전부터 관심 있게 지켜봤다. 그동안 KBO리그와 인연이 닿지 않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미국 내 리그가 파행 운영돼 눈길을 한국으로 돌렸다. 이 틈을 SK가 파고들어 계약을 성사시켰다.
 
지난달 31일 입국한 화이트는 현재 인천시 강화군 모처에서 자가격리 중이다. 코로나19 잠복기를 고려한 2주 격리가 끝나는 14일 정오 이후 팀 훈련에 합류할 수 있다. 박경완 SK 감독대행은 화이트의 1군 데뷔전에 대해 "18일이나 19일이 될 것 같다. 상황 봐서 정하겠다"고 했다. 화이트의 '선구안'이 곧 베일을 벗는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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