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음 대신 화음…KIA 윌리엄스 감독과 조계현 단장
일간스포츠

입력 2020.08.14 06:00

김식 기자

올해만 세 번째 트레이드 성사
매일 대화하며 한·미 시너지 효과

윌리엄스 KIA 감독이 조계현 단장(왼쪽). IS포토

윌리엄스 KIA 감독이 조계현 단장(왼쪽). IS포토

 
지난 12일 KIA는 투수 문경찬(28)과 박정수(24)를 NC로 보내고, 투수 장현식(25)과 내야수 김태진(25)을 받는 2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모든 트레이드가 그렇지만, 이번에는 특히 시끌시끌했다. 정규시즌 1위를 달리고 있는 NC는 허약한 불펜 때문에 고민하고 있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NC가 한화 마무리 정우람을 영입할 거라는 소문이 돌았고, 곧 뉴스가 됐다.
 
트레이드설이 뉴스로 만들어지면, 오보가 되기에 십상이다. 협상 카드가 공개되면 거래가 이뤄지기 어렵다. 두 구단이 손해를 보지 않고, 기대 이익을 높이려고만 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팀 내에서도 경영진과 코칭스태프의 의견이 다른 경우가 많다. 팬들 사이에서 트레이드 찬반 토론까지 이뤄진다면 대부분의 거래는 '잡음'만 내고 끝낸다.
 
이런 면에서 2020년 KIA의 행보는 특별하다. 빠르고 과감한 의사결정으로 올해만 세 건의 트레이드를 진행했다. KIA는 지난 1월 외야수 박준태(29)와 현금 2억원을 키움에 주고, 내야수 장영석(30)을 받았다. 6월에는 홍건희(28)를 두산에 내주며, 내야수 류지혁을 영입했다. 트레이드 마감시한(15일)을 사흘 앞두고 세 번째 거래에 성공한 KIA는 올해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트레이드를 기록한 팀이 됐다.
 
이 과정에서 KIA의 조계현(56) 단장과 맷 윌리엄스(55) 감독의 신뢰와 협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트레이드는 구단 경영자인 단장과 현장 운영자인 감독의 합심으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보통은 트레이드를 추진할 때 이 단계부터 삐걱대지만, 조 단장-윌리엄스 감독 콤비는 그렇지 않았다.
 
KIA 관계자는 "조계현 단장님과 윌리엄스 감독님과 협의해 트레이드를 추진했다. 두 분의 신뢰관계에서 나온 의사결정"이라고 말했다. 조계현 단장이 현장 목소리를 들은 뒤 공격적으로 진행한 것이다.

 
조 단장은 1989년 해태에서 데뷔한 후 현장을 떠난 적이 없었다. 명투수 출신이자 투수 전문가인 그는 해태·KIA뿐만 아니라 두산·삼성·LG 등 여러 팀에서 여러 역할을 맡았다. 경기인 출신 단장 중에서도 조계현 단장은 단연 베테랑이다.
 
 
KIA는 지난해 10월 윌리엄스 감독과 계약했다. 당시 조계현 단장은 "KIA 문화에 변화를 주고 싶었다. 이를 위해 메이저리그(MLB)를 경험한 외국인 감독이 적임자라고 생각했다. 선수 시절 명성(1994년 MLB 내셔널리그 홈런왕)과 지도자 경력을 고려해 윌리엄스 감독을 영입했다"고 말했다.
 
당시 조계현 단장은 미국으로 직접 날아가 윌리엄스 감독과 면담했다. 아마추어 시절 특급 유망주였던 둘은 30년 전 국제대회에서 만난 이야기로 시작해 오래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지금까지도 둘은 거의 매일 소통하고 있다.
 
NC와의 트레이드 후 조계현 단장은 "시즌 전부터 윌리엄스 감독에게 선수 기용의 전권을 준다고 했다. 선수 구성은 구단의 몫이지만, 감독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겠다고 했다. 이번 트레이드도 그렇게 이뤄졌다"고 전했다.
 
MLB에서 트레이드 등 선수 구성은 구단의 몫이다. KBO리그는 팀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감독의 목소리가 더 크다. 조계현 단장과 윌리엄스 감독은 한국과 미국 방식의 중간 지점에서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지금까지 둘의 '화음'은 상당히 좋아 보인다. KIA가 지난겨울 FA(프리에이전트)가 된 2루수 안치홍(롯데)을 잡지 못했지만, 윌리엄스 감독은 흔쾌히 받아들였다. FA 계약한 김선빈을 2루수로 돌린 뒤 3루수였던 박찬호를 유격수로 세웠다.
 
그러나 KIA 내야진에 계속 공백이 생겨 장영석과 류지혁을 차례로 영입했다. 현시점으로는 KIA의 트레이드가 성공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장영석은 부진했고, 류지혁은 햄스트링 부상 중이다. 그런데도 조계현 단장과 윌리엄스 감독은 세 번째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중위권 싸움에서 새로운 동력을 확보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윌리엄스 감독은 외국인 감독인 만큼 KBO리그에 대한 고정관념이 없다. 선수의 경력과 이름값에 연연하지 않는다. 대신 트레이드를 검토할 때는 오히려 더 꼼꼼하다는 게 KIA 구단의 전언이다. 조계현 단장은 "영입 후보가 나오면 감독님이 며칠 동안 기록과 경기 영상을 보신다. KIA에 오면 어떤 플레이를 할지 판단해 결정한다"고 말했다.
 
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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