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지 언론의 한 기자는 "수년간 본 최악의 기록원 득점 정정이다. 쇼의 송구 실책을 2타점 안타로 수정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했다.
류현진(33·토론토)은 29일(한국시간) 2020년 미국 메이저리그 볼티모어전에서 6이닝 8피안타 2실점을 기록한 뒤 미국·캐나다 언론과의 화상 인터뷰를 했다. 이 자리에서 '자책점 정정을 요청할 생각이 있느냐'는 물음에 "구단이 알아서 잘해줄 것이라 생각한다. 투수 코치님과 프런트가 잘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구단 차원에서 MLB 공식 기록원에게 '에이스' 류현진의 기록 수정을 요청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2-0으로 앞선 6회 실점 과정이 아쉬웠다. 류현진은 1사 만루에서 페드로 세베리노를 너클 커브로 삼진 처리해 급한 불을 껐다. 후속 마운트캐슬에게 3루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 토론토 3루수 트레비스 쇼가 1루에 원바운드로 던진 송구를 1루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뒤로 빠트렸다. 그 사이 두 명의 주자가 홈을 밟아 경기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처음에는 쇼의 송구 실책으로 기록해 류현진의 자책점이 아니었지만, 곧 공식 기록원이 쇼의 실책이 아닌 마운트캐슬의 내야 안타로 정정하면서 류현진의 자책점으로 인정됐다. 결국 경기 중 2점대로 떨어진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3.16으로 다시 올랐다.
기록원의 판단이 아쉬운 대목이다. 쇼의 송구를 실책으로 주거나, 내야 안타를 주더라도 '원 히트 원 에러'로 기록하면 류현진의 자책점은 0점 혹은 1점이 될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선 기록원의 결정에 구단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류현진도 LA 다저스 시절 이의 제기를 통해 평균자책점이 내려간 적 있다.
류현진은 6회 실점 과정에서 "투아웃을 잘 잡은 상황에서 땅볼을 유도했는데 (점수를 줘) 아쉬운 마음에 하늘을 쳐다봤다. 곧바로 다음 타자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7월의 부진응 딛고 8월 들어 평균자책점 1.61로 호투 중인 그는 "계속 (공이) 좋아지고 있고, 100개를 던지는데에도 초반보다 무리 없이 잘 진행되고 있다"며 "선발로 등판하는 경기에서 팀이 이기는 방향으로 던지는 게 중요한데 아직까진 잘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