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통' 박세혁, 2020년 화두는 다시 경쟁
일간스포츠

입력 2020.08.31 06:00

안희수 기자
 
두산 포수 박세혁(31)에게 '꽃길'은 없다. 그의 2020년 화두는 다시 '경쟁'이다.
 
박세혁은 26일 잠실 KIA전에서 선발 출전, 2회 초 수비 시작과 동시에 백업 포수 최용제로 교체됐다. 부상이 생긴 건 아니었다. 두산 벤치가 투수 리드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앞선 1회 초 2사 1·3루에서 두산 선발투수 라울 알칸타라는 유민상에게 4구 연속 포심 패스트볼을 던지다 우월 3점 홈런을 맞았다. 이 상황이 박세혁 교체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두산의 안방을 지켰던 박세혁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개막 직후 5월 중순에는 백업 포수 정상호가 그보다 더 많은 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지난달 14일 잠실 SK전 7회 초에는 두산의 실점이 늘어나자, 박세혁을 백업 포수 장승현으로 교체하기도 했다. 지난해 두산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고, 국가대표에 선발돼 양의지(NC)를 백업했던 박세혁에게는 힘겨운 시간이다.
 
박세혁은 지난 15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당시 김태형 두산 감독은 "주전 포수로서 (코칭스태프에게) 더 확신을 줄 필요가 있다. 투수 리드도 마찬가지"라며 배경을 설명했다.
 
 
포수 출신 김태형 감독은 특유의 직설적인 화법으로 포수에 대한 신념을 말하는 편이다. 젊은 투수와 호흡을 맞추는 포수가 소극적으로 승부하면 절대 안 된다고 자주 강조한다. 그는 "제구가 좋지 않은 투수에게 몸쪽 승부를 요구하는 건 무의미하다. 가장 자신 있는 공을 던질 수 있도록 포수가 이끌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김태형 감독이 포수들에게 직접 지시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는 "포수들이 훈련이나 경기 때 나(내 말을)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걸 안다"고 말했다. 가만히 지켜보다가 선수 교체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한다.
 
박세혁은 25일 KIA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복귀, 곧바로 선발 포수로 출전했다. 그러나 이날 두산 마운드는 KIA 8점을 내줬다. 8회 초 1사 1·2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셋업맨 홍건희는 2사 후 네 타자 연속 4사구를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다.
 
두산은 이 경기에서 10-8 재역전승을 거뒀다. 이튿날 김태형 감독은 홍건희의 투구보다 박세혁의 공 배합을 꼬집었다. 투수가 흔들릴수록 포수는 더 단단히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투수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 포수가 더 연구해야 하고, 투수가 원하지 않는 공배합도 관철하는 뚝심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김태형 감독 눈에는 박세혁이 투수 리드를 할 때 주저하는 것으로 보였던 것 같다.
 
지난해 박세혁은 양의지가 NC로 이적하며 생긴 두산의 안방 공백을 훌륭하게 메웠다. 그의 2020년을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풀타임 2년 차는 순탄하지 않다. 가시밭길이다. 사령탑은 주전 포수에 걸맞은 경기력을 보여주길 바란다. 1년 전보다 한층 높아진 평가 기준으로 박세혁을 바라보고 있다.
 
최근 백업 포수인 최용제가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박세혁에게 자극이 될 만한 상황이다. 풀타임 2년 차인 박세혁은 성장통을 앓고 있다. 이걸 이겨내면 더 성장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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