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코로나 확진 한화이글스 선수들 숙소 옥상서 '다닥다닥' 술자리
일간스포츠

입력 2020.09.02 13:47

신정락 등 선수 7명 지난달 28일 함께 식사
방역 당국, "식사·음주 과정에서 감염" 추정
선수단·직원 97명 '음성'…14일간 자가격리
한화구단 "코치가 육성선수 격려하는 자리"

국내 프로스포츠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선수들은 숙소에서 식사를 겸해 함께 술을 마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일 오후 충남 서산 한화이글스 2군 훈련장이 한화 퓨처스 소속 신정락 선수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시설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일 오후 충남 서산 한화이글스 2군 훈련장이 한화 퓨처스 소속 신정락 선수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시설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충남도와 서산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과 지난 1일 각각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한화 이글스 투수 신정락과 A씨는 지난달 28일 숙소인 충남 서산시의 한 원룸 옥상에서 다른 선수 5명과 함께 고기를 구워 먹었다. 이 자리에서 선수들은 술도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
 
28일은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 중이던 때이고 충남에서도 실내는 물론 실외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강력한 권고가 내려져 있던 상태였다. 선수들이 고기를 먹고 술을 마시는 과정에서 마스크를 착용했는지는 추가 조사가 진행 중이다. 방역 당국은 이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았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신정락은 다음 날인 29일부터 구토와 근육통·발열 등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났다. 다음 날 가족이 있는 대전으로 이동한 신정락은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고 31일 오후 ‘양성’ 통보를 받았다. 신정락은 대전 264번째 확진자로 분류됐다.
 
지난 1일 오후 충남 서산 한화이글스 2군 훈련장이 한화 퓨처스 소속 신정락 선수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시설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일 오후 충남 서산 한화이글스 2군 훈련장이 한화 퓨처스 소속 신정락 선수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시설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

 
신정락의 확진 판정 하루 뒤인 지난 1일 A씨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대전 275번째 확진자가 됐다. 방역당국은 신정락과 A씨가 숙소 옥상에서 고기를 구워 먹을 때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누가 먼저 감염됐는지는 역학 조사가 진행 중이다.
 
서산시는 신정락이 동료 선수들과 고기를 구워 먹기 하루 전인 지난달 27일 서울지역 정형외과에 다녀온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관계 기관에 통보했다.
 
방역 당국은 신정락의 확진 판정 직후 서산 훈련장(경기장)에 머물고 있는 한화 이글스 선수단(코칭스태프·선수)·직원·훈련장 종사자, 한화 이글스와 2군 경기를 치른 LG 트윈스 선수 등 97명을 대상으로 긴급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다. 지난 1일 50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고 나머지 47명은 2일 오전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지난 1일 오후 충남 서산 한화이글스 2군 훈련장이 한화 퓨처스 소속 신정락 선수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시설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일 오후 충남 서산 한화이글스 2군 훈련장이 한화 퓨처스 소속 신정락 선수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시설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

 
방역 당국은 이들 97명 가운데 59명을 밀접접촉자로 분류, 14일간 자가격리 조치했다. 잠복기에도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 양성으로 번복되는 경우가 적지 않아서다. 59명은 대부분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다.
 
서산시 고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엄중한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키지 않고 밀접접촉한 대표적 사례”라며 “지역을 대표하는 프로 구단으로 국민의 신뢰를 지켜달라”고 말했다.
 
한화 구단 측도 신정락과 A씨 등 일부 선수들이 훈련을 마친 뒤 숙소에서 함께 저녁을 먹은 것으로 파악했다. 구단에 따르면 이 모임은 코치가 육성군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외부 식당이 아니라 숙소에서 이뤄진 것으로 술도 많이 마시지 않았다는 게 구단 측의 입장이다.
 
한화 이글스 관계자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KBO와 구단의 지침을 선수들에게 교육했다”며 “이런 상황(코로나19 확진)이 발생해 팬과 지역 주민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한화이글스 선수들이 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0 프로야구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베어스와의 경기를 위해 체온측정을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뉴스1

한화이글스 선수들이 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0 프로야구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베어스와의 경기를 위해 체온측정을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뉴스1

 

앞서 지난 8월 18일 한화 이글스는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한화 이글스를 사랑해주시는 지역민과 팬들의 감염 예방을 위해 정부 및 지자체, 방역 당국의 방역지침에 최대한 협력해나갈 방침”이라고 소개했었다.
 
한편 KBO는 지난달 31일부터 2군(퓨처스리그) 경기를 전면 중단했다. 한화 이글스 서산 경기장에서는 지난달 25~26일 LG와 한화 간 경기가 열렸다.
 
대전·서산=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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