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체 사진 있다" 문자 보내고 협박 안했다는 中 파일럿 최후
일간스포츠

입력 2020.09.12 09:22

법원 "사과문과 함께 위로금 173만원 배상하라"

헤어진 여성에게 나체 사진을 유포하겠다는 협박을 한 중국인 조종사가 회사측으로부터 업무정지를 당했다. 이 남성은 전 여친에게 소송도 당했는데 법원은 여성의 손을 들어줬다. 
 
11일 중국 펑파이 신문에 따르면 중국 법원은 1심 판결에서 파일럿 장 모에게 "서면 사과문과 함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로금 1만 위안(약 173만원)을 배상하라"고 했고, 2심 법원에서도 이를 유지했다. 

 
전 여자친구에게

전 여자친구에게 "나체 사진을 뿌리겠다"고 협박한 중국의 항공사 파일럿이 소송을 당했다. 법원은 1심에서 파일럿에게 피해자에 대한 사과와 배상금 지불을 명령했다. SNS상에서 일이 커지자 해당 항공사는 이 파일럿에게 업무 중지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위챗, 웨이보]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중국의 모 항공사에서 승무원으로 일하던 지 모는 같은 회사 파일럿인 장 모와 6개월 동안 사내 연애를 하다 2017년 결별했다. 지는 다른 지역에 있는 회사로 이직했다. 
 
장과 헤어진 뒤 지는 새 남자친구를 만나 결혼 준비에 한창이었다. 그러던 지난해 지는 모르는 번호로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나체 사진을 갖고 있다. 제삼자에게 공개하겠다"는 협박성 메시지였다. 
 
지의 머릿속에 번뜩 떠오른 건 헤어진 전 남자친구 장이었다. 지가 "혹시 나랑 사귀었던 장 아니냐. 연락하지 말아 달라"고 하자, 그는 "너랑 이야기하고 싶을 뿐이고 같이 하룻밤 보낼 시간 있으면 보자"고 답했다.  
 
피해자 여성(연두색)과 전 남자친구가 나눈 대화. 전 남친인 파일럿은 사진 유출을 빌미로 여성을 협박했다. [웨이보]

피해자 여성(연두색)과 전 남자친구가 나눈 대화. 전 남친인 파일럿은 사진 유출을 빌미로 여성을 협박했다. [웨이보]

지는 이런 사실을 경찰에 알렸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문자는 전 남친 장이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장은 협박한 적이 없다면서 혐의를 부인했다. 장의 아버지까지 나서서 "사진은 아들의 전 여자친구가 자발적으로 찍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1심에서 법원이 지의 손을 들어주자 장은 이에 불복해 2심까지 갔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서 이들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증폭되자 장이 일하던 항공사는 "이미 비행 중지 명령을 내렸다"고 자사의 공식 웨이보(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알렸다. 
 
회사 측은 "조종사의 정서가(이 사건으로 인해 흔들려서) 안전한 비행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최종 사법판결 결과에 따라 이 직원에 대한 추가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2심까지 가는 동안, 지는 한 때 극단적 선택을 할까도 생각했었다고 한다. 한 번도 장에게 사과를 받지 못했다는 지는 "잘못을 한 사람은 마땅히 처벌을 받아야 하고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는 "이 일이 있고 나서 그간 매일 악몽에 시달렸다"며 "많은 이들이 저를 위로하고 지지해줘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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