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25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10-5로 승리했다. 선발투수 배제성이 6이닝·4피안타·1실점 호투하며 시즌 10승을 거뒀다. 타선은 5회까지 10안타·9득점을 쏟아냈다. 승부는 일찌감치 갈렸다. KT는 시즌 79승(1무 60패)를 기록하며 리그 3위를 지켰다. 2경기 덜 치른 2위 LG와의 승차도 0.5경기로 좁혔다. 자력 2위도 가능하다.
KT 주장 유한준(39)이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1회 말 선두타자 조용호가 좌전 안타, 3번 타자 강백호가 우전 안타를 치며 만든 1사 1·2루 득점 기회에서 롯데 선발투수 아드리안 샘슨의 시속 145㎞ 몸쪽 포심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겼다. 선제 3점 홈런. 개인 시즌 11호 홈런이다. 기세가 오른 KT는 4·5회 각각 3점씩 더 추가했다. 불펜은 넉넉한 리드를 무난히 지켜냈다.
KT는 22일 잠실 두산전에서 승리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 지었다. 유한준은 매직 넘버(포스트시즌 진출)를 지우는 과정에서 팀 최고참다운 경기력을 보여줬다. 21일 수원 삼성전에서는 1-1 동점이던 연장 10회 말 1사 만루에서 삼성 투수 홍정우로부터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치며 끝내기 타점을 기록했다. 22일 두산전 6회 말 2사 만루에서는 두산 투수 홍건희로부터 좌중간을 가르는 3타점 2루타를 쳤다.
유한준은 9월까지 타율 0.265·9홈런을 기록했다. 6시즌(2014~2019년) 연속 3할 타율 이상 기록한 리그 대표 타자에 걸맞은 성적은 아니었다. 허벅지 통증 탓에 예년보다 출전 수가 줄기도 했다. 그러나 10월 출전한 15경기에서 타율 0.471를 기록하며 반등했고, 중요한 경기에서 클러치 능력을 발휘하며 진가를 발휘했다.
유한준은 KT가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한 직후 "매년 KT팬을 향해 가을야구에 진출하겠다고 장담했다. 올해는 비로소 거짓말쟁이가 되지 않았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만큼 기쁘다"며 웃었다.
다부진 각오도 전했다. 그는 "정규리그에서는 내가 후배들을 제대로 이끌지 못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서는 나만 믿고 따라오면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형들이 잘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을 무대에 20번 이상 나서본 KT 소속 야수는 유한준이 유일하다. 평소보다 단호하고 명쾌한 발언으로 경험이 많지 않은 젊은 선수들이 긴장하지 않고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독려했다.
홈 최종전이자 총 5159명이 경기장을 찾은 25일 롯데전에서는 경기 기세를 잡는 홈런을 때려내며 팀 승리를이끌었다. 유한준이 포스트시즌 태세로 전환한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