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 차를 고려하면 좀 더 안정적인 수비가 필요했다. 하지만 김혜성(21)은 과감하게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고 포구에 실패했다. 키움은 이 수비 하나로 위기에 몰린 뒤 결국 동점에 이어 끝내기 안타까지 맞았다.
키움은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WC)을 3-4(연장 13회)로 패했다. '1승 페널티'를 안고 WC를 시작한 5위 키움은 이날 경기에 승리해야 2차전을 기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첫판에서 패하면서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다. 2-2로 맞선 연장 13회 초 키움은 2사 1, 2루에서 나온 박동원의 적시타로 3-2 리드를 잡았다. 승리가 눈앞이었다. 그러나 연장 13회 말을 막아내지 못했다.
선두타자 이형종이 친 좌중간 타구가 승부의 향방을 180도 바꿨다. 키움은 좌익수 김혜성이 쇄도 후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다. 그러나 포구하지 못하면서 무사 2루가 됐다. 공식 기록은 '2루타'였지만 안정적인 수비를 했다면 단타로 막을 수 있었다.
LG는 무사 2루에서 오지환이 유격수 땅볼로 아웃됐다. 그러나 김민성이 1사 2루에서 우전 안타로 1, 3루 찬스를 연결했다. 유강남이 2루수 플라이로 물러나 2사 1, 3루. 정근우의 2루 도루 성공으로 2, 3루 키움 배터리를 압박했다. 이어 대타 이천웅의 유격수 방면 내야 안타로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홍창기가 자동 고의 4구를 얻어 베이스가 꽉 찼고 신민재가 우중간 적시타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혜성의 수비 하나가 LG에 추격 빌미를 제공했다.
김혜성은 키움이 자랑하는 '내야' 자원이다. 유격수와 2루수를 오가면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이날 경기도 선발 2루수였다. 그러나 경기 막판 수비 위치를 2루가 아닌 좌익수로 바꿨다. 시즌 중에도 가끔 외야수로 투입되긴 했지만 주 포지션은 아니었다. 공교롭게도 연장 13회 말 결정적인 타구가 김혜성 쪽으로 향했고 순간의 판단미스가 경기의 향방을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