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공정위 '총수일가 부당지원' 놓고 전면전…쟁점은
일간스포츠

입력 2020.11.11 07:01

김두용 기자

1라운드 이어 2라운드 주요 쟁점 '정상가격 입증' 여부, 법정 소송으로 장기전 예고

한화그룹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김승연 회장 일가의 사익 편취 여부를 두고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8월 5년간 끌어온 한화S&C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은 무혐의 결론이 났다. 2015년 1월부터 2017년 9월까지 한화그룹이 계열사를 동원해 김 회장의 아들 3형제가 지분을 가진 시스템통합 계열사 한화S&C에 일감을 몰아줘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이었다. 한화S&C 사건이 1라운드였다면 지난 8일 ‘한화솔루션의 한익스프레스 부당지원행위 고발’로 2라운드가 시작됐다는 평가다.  
 
공정위는 한화그룹 핵심 계열사인 한화솔루션이 김 회장의 친누나 일가가 지배주주로 있는 한익스프레스를 부당지원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229억원을 부과하는 철퇴를 내렸다. 공정위는 한화솔루션이 자신의 수출 컨테이너 물동량 전량(830억원)을 관계사라는 이유로 화물운송사인 한익스프레스에 몰아주면서 현저히 높은 운송비를 지급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공정위는 한화솔루션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반면 한화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불복 소송을 한다는 계획이어서 양측의 법정 공방이 치열할 전망이다.   
 
공정위는 한화그룹과의 1라운드에서 '한화S&C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 규명에 실패했다. 부당행위의 기준이 되는 거래금액에 대한 ‘정상가격 입증’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공정위는 한화 등 23개 계열사가 한화S&C에 1055억원 규모의 앱 관리 서비스를 부당하게 맡겼다고 의심했다. 하지만 공정위 전원회의는 “통상 적용되는 정상가격 입증이 부족하고, 그룹 혹은 총수일가의 관여·지시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이 어렵다”며 심의 절차 종료를 결정했다.  
 
거래금액에 대한 정상가격 입증에 실패했던 공정위는 ‘한익스프레스의 부당행위’에서는 이를 제대로 산정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공정위는 글로벌 1위 화학업체 바스프를 비교 대상으로 선택했다. 바스프보다 '한화솔루션과 한익스프레스의 거래 운송단가'가 정상가격보다 현저히 높았고, 지원행위가 10년 이상 지속해 178억원의 과다한 이익을 제공했다는 판단을 내렸다. 공정위 기업집단국 부당지원감시과 관계자는 “경제 급부가 바스프와 가장 비슷했고, 거래 대상 기간과 노선도 가장 유사해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또 공정위는 한화 총수일가의 사익 편취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장기간 한화솔루션의 한익스프레스 지원 의도가 명확했고, 이로 인해 경쟁적 지위가 부당하게 제고됐다"며 "총수일가인 김 회장의 친누나에게 부당행위가 끊이지 않고 유지됐다. 범 총수일가의 사익 편취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의 친누나 김영혜 일가는 한익스프레스의 최대주주다.  
 
 
한화 총수일가의 한익스프레스 소유·지배를 들여다보면 부당지원 행위의 인과 관계를 파악할 수 있다. 2009년 5월까지 한익스프레스는 김 회장이 차명으로 소유하고 그룹 경영기획실에 의해 경영이 이뤄지는 위장계열사였다. 공정위는 당시 경영기획실이 총수일가의 개인재산 관리업무를 담당하고 차명회사의 운영은 총수일가의 재산증식을 위한 주요 수단이라고 봤다. 결국 김 회장은 위장계열사 운영에 따른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2013년 9월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에 대해 한화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총수일가와 전혀 상관이 없는 일반회사의 부당거래와 관련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법적으로도 한익스프레스는 한화그룹의 계열사가 아니기 때문에 ‘일감 몰아주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회사 관계자는 “공정위는 한익스프레스와 거래한 동종업체 10여 개의 단가를 수집했음에도 가격이 평균보다 11% 낮은 특정 1개 업체만을 기준으로 삼았다”고 주장했다.   
 
공정위와 한화솔루션은 이번 한익스프레스와 관련한 가격 산정을 두고 이미 행정소송까지 벌인 바 있다. 법원은 한화솔루션이 공정위를 상대로 한 동종 경쟁사 자료의 열람·복사 거부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한화솔루션의 손을 들어주며 자료를 추가로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공정위는 이와 관련해 “행정소송에 대한 판결까지도 위원회의 심의 단계에서 모두 논의됐고, 이를 토대로 시정 명령이 내려진 것이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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